9디페 발간 예정(제발……) 1. 아르주나가 죽었다. 어디까지나 서번트의 소멸을 ‘죽음’이라 칭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그는 분명히 죽었다. 제 형의 품에 안긴 채, 피를 토해내면서도 웃는 낯으로, 만족스러운 양 눈을 감으며 사라졌다. 참으로 허무한 죽음이었다. 대영웅 아르주나, 모든 영광과 행운을 짊어진 승리자의 죽음이 그러하리라고 과연 누가
“비마, 비마! 주방에 불이 났다멍! 도와달라멍!” “뭐? 주방에 불이?” 한적하게 복도를 거닐고 있던 비마는 돌연 타마모 캣의 손에 붙들렸다. 당황한 것도 잠시,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에 순식간에 표정이 굳는다. 타마모 캣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큰일이다멍!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러 갈 테니 비마는 주방으로 가서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비마는 이 밤중에 누가 감히 제 침소에 찾아온 것인지 의아함을 느끼며, 침대에 누운 채 반쯤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냐?” 상대는 잠시 말이 없다가 비마가 재차 묻고자 입을 열었을 때에서야 대답을 내뱉었다. “접니다. 아르주나입니다.” “아르주나?” 비마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성큼성큼 발을 내디디며 문을
“아아, 배부르다. 나는 먼저 가 볼게. 오늘 여행도, 요리도 정말 고마웠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 인류 최후의 마스터, 후지마루 리츠카는 환하게 웃으며 그리 말하곤 배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 표정에는 한 점의 티도, 거짓도 없어 보는 사람마저도 흐뭇해지는 데가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복도를 돌아 더 이상 시야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무간지옥에 빠진 자는 죽지 않고 영원히 고통을 받게 된다.” 아르주나. 몸 건강히 지내고 있냐. 최근에는 통 연락을 하지 못했구나. 너도 짐작했겠지만, 요새 부쩍 감시가 심해져서 말이다. 경계 태세가 발령되기라도 한 것 같아. 얼마 전부터 일부 요원들과 연락이 끊겼는데, 어쩌면 그것과 관련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들이 발각되었다면 조직
아르주나의 짝사랑. 3916자. 고백하건대, 나의 삶에는 언제고 당신이 떠난 날이 없었습니다. 형님께서는 기억하고 계십니까? 인적이 드문 왕궁의 한 켠에서 홀로 울고 있던 제게 손을 내밀어주셨던 그 날을. 누군가가 괴롭히기라도 한 것이냐며 숫제 제 일인 양, 아니, 제 일보다도 더 흥분해서 낮은 목소리로 물으시던 것을요. 저는 당장이라도 두료다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