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잔이 해군에 입대할 무렵 사카즈키는 이미 유명 인사였다. 쿠잔 또한 희귀한 자연계의 능력과 더불어 나이에 맞지 않는 강함으로 주목받던 차였으나 사카즈키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야 당시에는 아직 그들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었고, 무엇보다 사카즈키는 여러모로 지나치게 눈길을 끄는 인물이었으니까. 그 자신이 소란스러운 인물인 것은 아니다. 그는 예나
사카즈키는 쿠잔을 다소 못마땅하게 여겼다. 쓸만한 능력을 가진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정신이 나약하면 소용이 없는 법이다. 사카즈키가 생각하기에, 쿠잔은 제 정신력에 비해 과분한 힘을 가졌다. 그야말로 돼지 목에 진주를 걸어둔 격이다. 나약할 뿐 아니라 우유부단해 이리저리 흔들리기까지 하지. 그 꼴을 보고 있자면 절로 속이 답답
그를 이해해 보려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그마치 30년이다. 그 정도로 오랫동안 보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사실들이 있다. 이를테면, 그가 의외로 인간이라는 것. 농담처럼 들릴지 몰라도 내게는 나름대로 중대한 발견이었다. 사카즈키의 심장이 철로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그가 부상을 입는 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