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욱은 지금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이다. 이유는 임천시의 안전을 지키는 헌터인 루리가 다른 도시에서 온 협력 의뢰를 받고 며칠간 임천시를 떠나있기 때문이다. 임천시에 있을 때도 얼굴을 보는게 힘들었는데 다른 도시로 가버리면 더 못 볼 것이 아닌가. 특히 휴대폰은 장식이나 다름없는 루리에게는! 그렇게 부글부글 끓는 속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작업을 잠시
장마가 오면 과거의 사랑이 잊지 않고 찾아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시작됐다. 열어둔 베란다 문을 닫으려 선례가 발걸음을 재촉하다 멈춘다. 비 오는 소리는 그녀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했다. 삼 개월 전 이사한 집은, 제법 크고 안정적이다. 깔끔한 아일랜드 식탁, 광택이 나는 갈색 소파와 85인치 TV. 선례의 눈은 현재가 아닌 과거를 보는
0. ‘타나토스’는 저승에서 가장 유명한 장례 업체다. 사장 하데스는 1만 년간 이 회사를 운영하는 신비한 인물로, 악명 높은 타나토스를 지난 1만 년간 단 한 번의 위기에 빠트린 적 없이 잘 운영해 왔다. 하데스에 관한 소문은 타나토스만큼이나 위상이 높으면서 무성했다. 대부분 얼토당토않은 소문이었지만 무료하고 지루한 저승에서 하데스에 관한 소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