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은 그대로였다. 두 존재가 들어서자마자 붉고 푸른 지성포식자가 점액으로 끈적이는 촉수를 살랑이는 것을 제외하면 그랬다. "다방면으로 역겨운 취향을 가졌군." 힘줄이 솟은 네 발로 뒤뚱거리며 기어나오는 이계의 생물을 힐끗 바라보며 라파엘이 평했다. "그냥 고양이야. 이름도 있는." 악마가 본질을 들여다 본 걸 빤히 알면서도 타브는 태연히 답했다. 배회하던
절반쯤 찢어발겨진 캠비온은 바닥에 누운 채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육체적 한계의 끄트머리에 내걸렸을 정도로 정성껏 파괴된 몸뚱이가 무너진 잔해 사이 그 자신의 쏟아져 나온 혈액과 잡졸들의 신체 말단이 뒤섞여 이룬 웅덩이 위에서 노출된 심부를 비틀며 허덕거렸다. 모험가는 떠났고 계약은 뒤바뀌었다. 백색과 자색으로 연소한 잔불의 열기가 한참 동안이나 가시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