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려요, 선생님!” 장지문이 벌컥 열린다. 하곡은 반사적으로 안쪽에 잠들어있는 양명의 기색을 살폈다. 그는 여전히 조용했고, 바깥은 이미 눈이 소복히 쌓여 문틀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새하얬다. 하곡은 그의 자리와 양명의 이부자리를 가르는 천을 내려두고는 바깥으로 나왔다. 한껏 상기된 얼굴의 아이가 뺨을 동그랗게 부풀리며 작은 눈사람을 건네주었다. 눈
노자가 그를 찾았을 때 구는 어린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날 때부터 기감이 민감하던 치였다. 구는 돌아보는 대신 거센 바람에 펄럭거리는 왼소매를 갈무리해 겉옷 안에 밀어넣었다. 이담이 환자의 행동에 간섭하지 않음을 알아서 하는 행동이었다. 노자는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다가 돌길을 터벅터벅 내려와 그의 옆에 나란히 섰다. 조금 더 아래, 누가 일부러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