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호애애
선산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희는 뛰고, 또 뛰다가 돌부리에 걸려 거하게 넘어질 때야 그 사실을 알았다. 바지가 찢어졌는지 살갗에 피가 맺혀 바닥으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상처가 곪을 것이다. 희는 반사적으로 주변에 있는 물길을 찾으려다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순황의 가르침을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의 응급처치였다- 떠올리고는, 입술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와타나베는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군대는 전시 외의 살인을 용인하지 않았으나, 다음 세 가지 상황에서는 살인자를 포용했다. : 배신자를 처형하는 것, 퍼니싱에 감염되어 예후를 기대할 수 없는 환자의 요청, 다수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소수를 죽이는 것. 차라리 배신자를 사살했다는 명예로운 일이었다면 좋았을테다. 그는 와타나베가 오
“눈 내려요, 선생님!” 장지문이 벌컥 열린다. 하곡은 반사적으로 안쪽에 잠들어있는 양명의 기색을 살폈다. 그는 여전히 조용했고, 바깥은 이미 눈이 소복히 쌓여 문틀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새하얬다. 하곡은 그의 자리와 양명의 이부자리를 가르는 천을 내려두고는 바깥으로 나왔다. 한껏 상기된 얼굴의 아이가 뺨을 동그랗게 부풀리며 작은 눈사람을 건네주었다. 눈
노자가 그를 찾았을 때 구는 어린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날 때부터 기감이 민감하던 치였다. 구는 돌아보는 대신 거센 바람에 펄럭거리는 왼소매를 갈무리해 겉옷 안에 밀어넣었다. 이담이 환자의 행동에 간섭하지 않음을 알아서 하는 행동이었다. 노자는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다가 돌길을 터벅터벅 내려와 그의 옆에 나란히 섰다. 조금 더 아래, 누가 일부러 만들어
이 순간 비가 내리고 있거나, 왔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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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싶은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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