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호애애
선산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희는 뛰고, 또 뛰다가 돌부리에 걸려 거하게 넘어질 때야 그 사실을 알았다. 바지가 찢어졌는지 살갗에 피가 맺혀 바닥으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상처가 곪을 것이다. 희는 반사적으로 주변에 있는 물길을 찾으려다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순황의 가르침을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의 응급처치였다- 떠올리고는, 입술
“눈 내려요, 선생님!” 장지문이 벌컥 열린다. 하곡은 반사적으로 안쪽에 잠들어있는 양명의 기색을 살폈다. 그는 여전히 조용했고, 바깥은 이미 눈이 소복히 쌓여 문틀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새하얬다. 하곡은 그의 자리와 양명의 이부자리를 가르는 천을 내려두고는 바깥으로 나왔다. 한껏 상기된 얼굴의 아이가 뺨을 동그랗게 부풀리며 작은 눈사람을 건네주었다. 눈
노자가 그를 찾았을 때 구는 어린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날 때부터 기감이 민감하던 치였다. 구는 돌아보는 대신 거센 바람에 펄럭거리는 왼소매를 갈무리해 겉옷 안에 밀어넣었다. 이담이 환자의 행동에 간섭하지 않음을 알아서 하는 행동이었다. 노자는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다가 돌길을 터벅터벅 내려와 그의 옆에 나란히 섰다. 조금 더 아래, 누가 일부러 만들어
──────귀한 분이시구려. 머리에 붕대를 몇 바퀴나 감았는지 알고 하는 말인가. 이담은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이 자는 초면에 쉽게 귀인이라는 말을 꺼내는 성정이었다. 태생이 다정한 탓일지도 모르고, 그의 사상 자체가 인애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 지금의 공구도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고목을 닮은 긴 머리칼이 물결져 선이 두꺼운 얼굴 위로 그
* 길면 3개월입니다. "3개월, 말이지요." 노직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자유와 정의에 대한 정의도 변한다. 눈앞의 관리자는 짐짓 안타까운 얼굴로 -새였지만- 어깨에 앉아 그의 셔츠깃을 부리로 잡아당겼다. 발할라에서 지낸 지 어언 백 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한참 목깃
묵맹 의 연성 문장 이 다음엔 꼭 나로 인해 울어야 돼. #shindanmaker 인생을 안다면 신선이라 어찌 사람이겠소 [ 경 발할라에서 제일 인간같지 않은 사람 : 동양 사상 편 : 묵적(묵자) 축 ] 이담이 혀를 찼다. 인간이 없는 곳에서 인간다움을 논하니 이런 결말이 나는 게야. 장주가 동조했고 양주와 열어구는 뒤에서 고개만 끄덕였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