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싱 24년 신년편지 백업
25년을 1달 앞두고...
<밖에 눈이 내리고 있어요>
지휘관님, 혹시 지금 쉬고 계시나요? 전 지금 휴게실로 가는 길이에요. 밖에 눈이 오고 있어요. 공중 정원 일기 예보에 따르면, 오늘 밤 자정부터 인공 강설이 있다고 했는데 2시간 앞당길 줄은 몰랐네요.
“상서로운 눈은 풍년의 징조다”라는 말을 들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구령 관련 역사 자료에서 이 옛말을 알게 됐는데, 인류가 지구에서 평화롭게 살던 시절, 겨울철에 내린 눈이 토양을 보호해주고 겨울이 지난 다음, 농작물이 더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다고 해요. 창밖의 눈꽃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와 지휘관님의 관계도 그와 비슷한 게 아닐까요?
지휘관님을 만나기 전, 소대라는 형식이 전술을 고려한 체계고, 지휘관이란 리스크를 파악하는 역할이라고만 인지했죠. 그렇지만 지휘관님께서 전투와 직책 이외에 더 많은 걸 가져다주셨어요. 과거의 제가(*아마 ‘과거의 저는’의 오역인 듯) 지구를 탈환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칼날을 휘둘렀어요. 그런데 지금의 저는 지휘관님과 그레이 레이븐이 있어 따뜻한 안전감을 느끼고 있기 떄문에, 칼날에 남다른 진심이 담겨 더 날카로워졌고 그것 또한 제 보물이자 싸워나갈 이유가 됐습니다.
새해 첫날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더군요, 마침 지휘관님께서 오늘 어떤 임무도 주지 않으셨는데, 갑자기 지휘관님께서 어디에 계시는지 궁금해지더라고요. 혹시 볼일이 있으셔서 외출하셨나요? 시간 되시면, 지금 만나러 가도 될까요?
밖에 눈이 내리고 있는 지금… 저는 지휘관님과 함께 새로운 한 해의 첫날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From: 루시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휘관님.>
좋은 아침이에요, 지휘관님.
이 메일을 확인할 때쯤, 금방 잠에서 깨어나셨겠죠?
지휘관께서 어젯밤의 “비밀 작전”때문에 잠을 설쳐서 오후까지 수면을 보충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아침에 휴면 캡슐 옆에서 선물을 발견했는데요, 그 위에는: “리에게”, “머레이에게” 라고 적혀있었어요. 어제 지휘관님께서 몰래 휴게실에서 장식품을 정리했다는 걸 소대 대원들도 다 봤거든요~ 지휘관님 체면 챙겨주느라 모르는 척했을 뿐이에요. 어젯밤 휴면 진입 전, 개인 휴게실의 전자 비번의 더블 보안 시스템을 잠시 정지시켰어요. 지휘관님께서 비번 해제하는 데 괜히 시간을 많이 허비할까 봐서요.
지휘관님의 “서프라이즈” 잘 받았습니다. 머레이 대신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뿐만 아니라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 있어 지휘관님의 존재는 이미 서프라이즈 그 자체입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계속 평안하고 무사히 소대 대원들을 이끌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게 제 유일한 새해 소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새벽까지 버티며 준비하는 건 피곤하실텐데, 되도록 일과 휴식 시간에 혼선을 주지 않는 틈을 타서 하셨으면 하네요.
참고로 보름 전에 후방 근무 부서에서 어느 정비 부대 소속 인원 상대로 <소대 폭발 물자 수량 엄격 단속 통보>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일단 축하드립니다. 다행히 지휘관님은 새해 첫날 아침에 질문 조사를 받지 않으셔도 돼서 말입니다. 혹여 그 위험한 폭발물을 시도해 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군사 법정을 떠들썩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관람용 폭발물”을 미리 준비했답니다. 지휘관님께서 가끔 막 나가는 경향을 막을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마침 리브와 루시아도 이 불꽃들을 좋아하잖아요.
지난 1년 동안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같이 많은 일을 겪어왔죠, 물론 새로운 한 해에도 계속 함께 나아갈 겁니다.
지휘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rom: 리
<지휘관님, 아침 식사 챙기셨어요?>
지휘관님, 오늘 아침 식사는 챙기셨나요?
사실… 제가 어젯밤 당첨됐던 그 행운 코인을 식판에 놓았습니다. 혹시 그 코인을 보셨나요? 어제 소대 내부 심야 담화 전, 저와 루시아가 함께 디저트를 준비했는데요. 듣기로는 행운의 코인을 디저트에 넣어서 누군가 당첨하게 되면 내년에 행운이 가득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몰래 하나 넣었어요. 누가 당첨되든 소소한 서프라이즈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제가 당첨됐네요.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여러분과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행운이라고 느껴져요, 그런 의미에서 이 행운 코인을 지휘관님께 보관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휘관님께서는 항상 저더러 대원들에게 더 의지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럼 이 “행운”을 지휘관님께 부탁드려요. 리브가 드리는 새해 첫 “억지”라고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 이 선물을 받고 새로운 한 해에 모든 재앙을 멀리하고 이루고 싶은 일들을 모두 이뤘으면 해요. 혹여 어떤 난관에 부닥쳐도 그레이 레이븐의 여러분과 같이 이겨나가면 되고요. 이게 바로 리브의 새해… 아니죠,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이루고 싶은 소원이에요.
아, 참! 최근 실외 온도가 매우 낮은 편인데요, 물론 실내는 따뜻하지만 그래도 지휘관님께서 외출하실 때 옷 잘 챙기셔야 해요. (이것도 리브의 억지 소원으로 삼아도 될까요?)
지휘관님, 지휘관님이 계시기 때문에 그레이 레이븐은 반드시 더 좋은 한 해를 맞이할 겁니다.
저도 항상 지휘관님 곁을 지킬게요, 지휘관님께서 리브가 필요한 매 순간을 놓치지 않을 겁니다.
From: 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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