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밝아지며 알람이 울린다. 실상 얼마 잠들지도 못하고 맞이한 아침은 퍽 곤하여 달갑지 않다. 말갛던 미간에 설핏 주름이 잡힐 때 깊이 숨을 들이쉬니 흉부가 크게 들썩인다. 잠에서 깨어나기 싫은 만큼 깊-은 숨을 쉬는 동안에도 날 선 알람이 귓전을 긁는다. 손을 더듬어 기계를 찾고 대충 쥐어진 대로 버튼을 눌러 꺼버린다. 아직 감긴 눈 위로 손바
이유 없이 연락이 끊기는 일은 드물었지만, 간혹 당신이 많이 힘들던 그런 날에는 날 꼭 기다리게 하는 때가 있었다. 당신이 어떤 결심을 했던 그 시기 즈음에는 더더욱. 지친 마음을 안주 삼아 술 한 잔과 삼키고, 그렇게 마시다 보면 술이 술을 먹고 결국엔 당신도 흠뻑 적시던 때. 밤은 깊어만 가는데 일어나지를 못하는 건지, 아니면 자리를 옮겨서 또
종종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제법 흐른 뒤에도 내가 당신의 뒷모습을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 그리고 그런 생각의 끝에 답은 늘 그럴 것이다, 라고 단언했었다. 나는 늘 당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으니까. 물론 진짜 만날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냥 다들 그리는 지나간 인연과의 우연한 만남, 그런 걸 나도 상상했던 것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