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릴 틈도 없이 걸어간 이의 발치에서 피와 독이 뒤섞였다. 그의 품에 안긴 여자는 살인을 다짐하는 말을 주문처럼 내뱉었다. 깨진 유리 조각이 짓이긴 여린 피부는 심장이 살아있는 만큼 피를 흘렸다. 그의 몸을 덮은 하얀 천이 검붉게 젖어 들어갔다. 검-붉게 젖어 들어갔다. 바로 직전에 저택 대문을 열고 들어온 여자는 빗길에 우산 하나 없이 맨몸으로 숲길을
* 뮤지컬 아가사 4연(23-24)을 기반으로 한 개인 해석 정리. 대본을 중심축으로 해석하고자 하였으나 배우 해석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존재합니다(특히 영향을 많이 받은 캐릭터 - 화가사, 작로이, 지우몬드, 두호폴, 세라베스, 지현경감). *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관계로 후술할 내용의 학문적 정확성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 PC 뷰어에 최적화되어 있
아가사 크리스티. 천재 작가, 추리소설의 여왕, 살인의 천재……. 살인에 대한 글을 쓴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사람들의 시선에 지쳐────. 뭐해요, 아가사?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여자는 타자기에 꽂힌 종이를 빼어 들었다. 다급하게 새 종이를 끼워놓고, 많지 않은 활자가 찍힌 것을 그대로 구겨선 책상 아래로 던져넣었다. 모르는 척 눈을 깜박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