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며 붉은 띠를 길게 퍼트렸다. 듬성듬성한 구름이 하늘을 휘감고 덧칠한 구석을 가리듯 떠다닌다. 그럼에도 하늘의 푸름과 붉음 사이에 주홍빛이 눌러붙어 있었다. 열려있는 창문으로 바람이 불고, 쌀쌀한 온도가 방 안에 훅 끼쳐온다. 그 탓에 희고 얇은 커튼이 나부낀다. 오오사키는 불어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문이 서향이라니 좋은 방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