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하던 밤이 지나가고 새벽이 냉기와 함께 소리없이 내려앉았다. 덩달아 차게 식은 공기에 눈이 뜨인 에바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동은 아직 트지 않았고 몸은 개운했으며 시계는 평소 기상 시간보다는 이른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 서늘하긴 해도 어젯밤에 이어 시작이 좋았다. 기지개를 켜던 에바는 떠오른 즐거운 기억에 미소 지었다. 연주회의 주인공이었던
허리도 채 오지 않는 아이 둘을 키운다는 것은 꽤나 고된 일이다. 적어도 사적인 시간이 황금처럼 느껴질 만큼은. 그래도 자신의 손가락이 여전히 마음먹은 대로, 또 생각하기 전에 먼저 물 흐르듯 움직임에 만족스러워하며 에바는 손가락을 놀렸다. 아주 오래전, 어느 작곡가가 연주자인 아내를 위해 만들었던 아름다운 곡이었다. 때로는 지저귀는 새소리처럼, 때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