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수 씨, 나 왔어. 혜린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검은 장우산을 접어 든 채였다.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 건네받을 사람이 없는, 비 오는 날이었다. - 우석 씬 같이 못 왔어. 일이 바쁘대. 나쁘지? 우리 검사님이 그렇지 뭐. 자연스럽게 유리문 한쪽에 수수한 꽃장식을 붙여두고, 혜린은 안쪽의 사진들을 훑어보았다. 전부 활짝 웃는 것뿐이었다. 태수의 표정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