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서랍장 곰방대
우당탕탕! 책상이 뒤집어졌다. 그 위에 쌓여 있던 서적 두어 권이 덩달아 바닥에 떨어졌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긴토키의 귀와 꼬리가 성게처럼 돋아났다. 얼굴을 한껏 구긴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하는 걸 보니 여간 아픈 게 아니었나 보다. 당장이라도 떨어질 거 같은 눈물방울을 글썽이며 그대로 쪼그려앉아 입김을 불어가며 제 발을 이리저리 문질 거리는 모습이 퍽
흐리다. 햇빛 한 줄기 새어 나올 틈도 없을 만큼의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간간이 천둥소리가 들려오지만 비는 내리지 않을 성싶다.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겨울 칼바람마냥 뺨을 베고 지나갔다. 따뜻함을 품은 눈송이가 맺힌 줄기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치 설원의 한가운데에 홀로 서있는 기분이다. 영 산책을 길게 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