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en
전/후
새는 천칭의 한쪽 접시 위에다 보석을 올려놓았다. 보석은 투명한 붉은색을 수천 겹 쌓은 것처럼 깊고도 맑은 색이다. 등불의 빛을 입고서 가만히 내려앉는 보석 아래로 불그스레한 그림자가 번져간다. 단단한 광물이 유리 위에 가볍게 부딪치는 소리는 경쾌했다. 그것이 잦아들 때쯤 천칭의 접시를 매단 금속 사슬도 보석의 무게에 흔들리다가 멈추었다. 찰그락, 찰그
선생님처럼 다정하시고 아는 게 많으시고, 또 예술이라는 것에도 조예가 깊은 분의 말씀이라 저로서도 다른 말을 하기가 싫습니다만 선생님, 선생님께서 찾으시는 붉은 장미란 없습니다. 제가 비록 평생 마을 밖으로 멀리 나가지 못하여 견문이 좁은 것은 사실이나,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봐온 장미들은 보통 연한 보랏빛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은 장미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