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비센
우리는 모른다. 아주 먼 미래에 근원의 돌이 어떻게 이 대지를 파멸시키는지. 저 먼 하늘에는 뭐가 있는지. 북쪽의 재이와 남쪽의 해사가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위하여 움직이고 있는지. 쉐이와 베헤모스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떠나는지. 우리는 모른다. 아주 먼 옛날에 라이타니엔이 얼마나 웅장했는지. 라테라노가 얼마나 경건했는지. 이베리아가 얼마
S은 꿈을 꾸었다. 따사로운 벤치에서 햇볕을 받으며 졸고 있는 꿈이었다. 간만에 맞은 휴식은 너무나도 달았고 햇빛과 상쾌한 바람이 마치 미립자처럼 그녀의 뺨과 어깨에 와닿았다. S은 문득 세상의 모든 약이 쓸데없이 이름이 긴 화학 물질이 아닌 달콤한 햇빛과 바람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빨려들어가는 듯한 수면제의 기운 대신 모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왜 안 오셨어요’, 직장인들이 병원에 가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L는 가벼운 마음으로 건강검진 후의 저녁 메뉴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는 그에게 광석병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그녀의 저녁 메뉴 고민은 송두리채 멀리로 날아가 버렸다. L는 몇 번이고 의사에게 되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