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다자 부위별 키스

부위별 키스

조화의 거짓 by 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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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타입(2021.09.11)에 올렸던 글

츄다자 176 회 전력 [부위별 키스]

!연인 관계!


1.

다자이가 냅다 콧등에 뽀뽀를 했다. 얘가 이런 쪽으로 귀여운 놈은 아닌데? 의문을 담아 눈썹이 구부러졌다. 마치 흥얼거리는 것처럼 다자이는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 안에 담긴 만족스러움을 잡아낸 나카하라가 뽀뽀를 받은 부위를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괜히 털어 버리듯이 쓸어 내리기는 싫었다.

그래서 뭔데. 애교부리는 개새X 콘셉트냐?

그 반대지. 츄야가 내 개라는 표식.

예쁘게 휘어지는 눈을 보면서 나카하라는 일반적인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주인이 개새X에게 뽀뽀하듯 콧등에 했다? 기가 차서 눈매가 가늘어졌다. 길게 뻗지 않아도 잡히는 거리였으므로 손쉽게 손을 뻗어 위치를 뒤집는다. 소파가 출렁일 새도 없었다. 금세 눕혀진 다자이가, 일어날 생각도 없겠지만, 일어나지 못하도록 나카하라는 쇄골 근처를 짚었다.

그따위 속설도 믿을 줄은 몰랐네. 중얼거리던 나카하라가 비스듬히 몸을 기울인다.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양 눈을 깜빡이던 다자이는 해사하게 웃으며 사실 확인이었을 뿐이라고 천진하게 대꾸했다.

2.

"그때 기억해?"

기억한다. 그 뒤로 개새X한테 당해 보라고 엉망진창으로…… 눈을 깜박이는 것으로 회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나카하라가 눈앞의 다자이를 바라본다.

"이제 그게 취향이라도 됐냐?"

"그렇다고 하면?"

묘한 얼굴이던 다자이는 이내 작게 웃음을 터뜨리곤 그것 때문에 꺼낸 말은 아니었다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저번과 비슷한 양상이긴 했다. 다자이가 냅다 나카하라의 위로 올라탔으니까…… 기실 '냅다' 외에 비슷한 부분은 없었다. 그저 나카하라가 기시감을 느꼈을 뿐.

다자이가 한쪽으로 묶은 것 마냥 긴 머리를 느슨하게 쥐었다. 천천히 고개까지 숙여가며 머리카락에 입을 맞춘다. 나카하라는 기민하게도 저번처럼 뜻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살며시 고개를 들던 다자이의 얼굴에 만족스러움이 배어 있다는 걸 알아차리자마자 그 머리를 움켜쥐고 제 앞으로 당겼다.

이게 뭐라고.

머리채 잡는 것치고 물어뜯을 맛도 안 났고 그렇다고 이미 우악스럽게 손가락 사이로 머리카락을 얽어 놓은 채 다자이가 한 것처럼 부드럽게 입을 맞추는 건 성미에 맞지도 않았다. 성에 차진 않았지만 그저 다자이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손을 놓자 금방 눈이 마주쳤다. 짜증 나게도 다자이는 그 사이 참고 있던 웃음을 내보였다. 뭔가 잘못됐다. 구겨진 얼굴로 의미를 말하라 채근해도 다자이는 입을 다문 채였다.

기시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이 뒷맛 찝찝한 뽀뽀의 결말은 올려다보던 예쁘게 웃는 저 낯을 내려다볼 때는 눈물로 얼룩져 있다는 점에서 똑같았으니까.

3.

콧등에 입을 맞추었던 건 별 이유 없었다. 오히려 개한테 하듯이 뽀뽀하는 게 츄야에게 걸맞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는 여전히 물어뜯긴 귀가 아팠고, 물어뜯긴 입술이, 목이. 끊임없이 의식하라는 듯 얼얼한 게 마음에 안 들었다. 마음에 안 드는 것투성이인 츄야이니 굳이 이거 하나 고치라고 할 생각은 없지만. 따가움에 무심코 입을 매만지자 다시 터졌는지 피가 묻는다. 이대로 뺨에 문지르듯 입술을 부벼 봤자 감흥도 없겠지. 피를 본 마피아 특유의 폭력성이 짙어지지만 않으면 다행인 일이었다. 반대로 폭력성을 원할 때나 그러면 좋겠지만. 그러니까.

"개 맞잖아."

하? 반문하는 나카하라의 의문은 가볍게 무시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이 말 같지도 않은 소꿉놀이 같은 뽀뽀 놀이가 제법 마음에 드는 건, 마피아로 자라 이런 풋풋한 것 따위는 모를 나카하라를 골려 주기 위함이며 사실 뒤따라오는 반응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처음 당한다는 듯 미간을 좁히는 것하며 간파하지 못해 의도를 찾아내려는 집요한 눈동자까지.

그래서 결국 나카하라와의 거리를 한 번 더 좁혔다. 여전히 이 행동을 이해 못 하는 나카하라의 시선이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앉아 있는 나카하라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눈을 맞추고. 고개를 모로 틀어 나카하라의 뺨에 입을 맞췄다. 허리가 잡히기 전을 틈 타 작게 깨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자이는 누구와 달리 마음에 드는 얼굴을 망가트리는 욕구가 적었다. 손가락을 물려 주면 그제야 물어뜯을 수는 있겠지만.

한 번의 깜빡임에 시야가 뒤집혔다. 천장보다도 시선을 붙잡는 건……. 

취향 맞잖냐. 낮은 중얼거림을 들으며 다자이가 화사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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