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양송
미묘한 날씨였다. 으레 추워지고 다시 온화해지기를 반복하는 가을의 날들이건만, 유독 미묘한 날씨가 지속됐다. 괜히 환절기라고 불리는 계절이 아니다 싶다. 아침 저녁으로는 외투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추위가 몸을 찌르고, 한낮에는 걸친 외투를 당장 벗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날씨. 애매한 가을의 날씨. 그렇다면 가을답게 맑기라도 맑아야 할텐데, 야속한 하늘은 가끔
일상이란 항상 비슷한 경로로 흘러가기 마련이죠. 누군가는 그걸 쳇바퀴 마냥 돌돌돌, 지정된 경로 위 만을 굴러가는 지루한 것이라고 표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런 표현을 쓰는 이는 일상이란 것이 얼마나 쉽게 흩어질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겠지요. 비슷한 하루하루, 별것 없는 나날이라는 건 바꿔 말하면 안정적이고, 갑작스런 비극이나 긴장, 고통이 없는
신들의 뜻이 잔인한가? 모든 것은 필연이다. 새벽의 딸이라는 존재가 그것의 표상이었으니까. 전쟁을 멈추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그 표상에는 어떤 의미 있나. 그것이 스스로 의미를 가진다면,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토록 애통한 일이 있을까. 그러나 그 누가 그 어긋난 운명에 안타까움 느끼랴.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가리라. 새벽이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