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영일
♪ 레인보우 노트 - 얘얘 원칙대로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빠른 열일곱 이찬은 그 명제를 뼈저리게 배우고 있었다. 정확히는 머리뼈가 저리게. 이찬이 책등으로 콩 맞아 아린 정수리를 살살 문질렀다. 그때, 옆뒤에 사람들을 잔뜩 낀 익숙한 얼굴이 가까워왔다. 전원우다. 조금이라도 면식이 있는 선배에겐 인사를 하는 게 이찬의 또 다른 원칙이며, 이찬은
나를 이렇게 대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 나 혹시 구준표? 우스운 말이다만 사실이 그랬다. 적어도 후배에게 이토록 꾸준한 경계를 받는 건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원우는 많은 후배들의 롤모델이었으니까. 종종 질투 어린 시선을 받는 일도 없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머지 않아 동경으로 바뀌곤 했었다. 나 그래도 어디 가서 밉보이는 스타일은 아니
원우 형은 바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전교에 이찬뿐일 거다. 어쨌건 요즘 이찬은 그렇게 생각한다. 전원우는 바보다. 바보임이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