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현
서문현주는 구룡성 내에서 제법 유명한 축에 속한다. 아무렴, 밖에서 촉망받던 발레 선수가 스스로 구정물에 발을 담근 거나 다름없었으니 당연한 유명세였다. 약 오 년 전쯤 세계적으로 천재라고 혀를 내두르며 칭찬하던 발레리나 하나가 잠적하는 일이 있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슬럼프다 부상이다 하며 온갖 기사와 소문을 내고 다녔으나 그것도 잠시, 더 자극적인 뉴스
또다. 미츠이 히사시는 묘한 기색을 내비치며 본인 갈비뼈 부근을 손가락 끝으로 뭉근하게 누르는 아야세 후와리를 흘긋대며 곁눈질한다. 요즘 들어 자주 저런 모양새를 보였다. 어디가 아픈 건지, 아니면 그냥 불편한 건지. 궁금증에 몇 번 돌려 돌려 아프냐는 물음을 던진 적도 있었으나 아야세는 영 말이 없다. 대답도 안 해줄 거면 신경이라도 쓰이게 하지 말아야지
돌아오는 봄에는 같이 꽃놀이를 하자. 난데없이 들려온 말에 정대만의 고개가 옆으로 기울었다. 벚꽃이 보고 싶었으면 미리 말했어야지. 지금은 이미 다 떨어지고 새 싹이 날 시기 아니냐. 입 밖으로 볼멘소리를 뱉으며 돌아본 옆자리에는 눈을 다 가린 앞머리 사이로 드물게 맑게 눈을 빛내는 서문현주가 보인다. 한참 꽃이 예쁘게 폈을 때는 아무 생각 없는 듯 말없이
지독하게 이어지던 장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맑게 갠 하늘이 화창하다. 그런데도 서문현주는 습기 가득 찬 어두운 뒷골목에 가만히 서서 마지막 남은 돗대만 쪽쪽 빨아 연기를 마셔댄다. 이제야 하는 소리지만 비가 오든 말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은 그녀의 다리는 항상 말썽이었다. 걔가 있었을 때야 그냥, 나도 이쯤 되면 아프기 시작한다며 마음에도 없는 소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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