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IWFC
크리스마스 합작
어느덧 1년 전이 된 추억이 두 사람에게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실내 트리를 장식하던 주노가 문득 가벼운 마음으로 한마디 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내년에는 진짜 나무로 트리를 꾸며보고 싶어요.」 누림마을 본가에서는 늘 실제 전나무를 이용해서 트리를 꾸몄다고 했다. 누림이야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곳이니 얼마든지 나무를 구할 수 있었겠지. 수확을 마친 헐
“겨우살이 아래에서 연인들이 뭘 하는지 알아요?” 은근한 웃음이었다. 무슨 의도인지 이제는 알 것만 같은 낯이 저를 바라본다. 크리스마스, 겨우살이 아래.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를 수 없었다. 답을 하려던 목소리가 나오려다가 문득 부끄러움을 느끼고는 잠시 입을 닫았다. 분명 드러났겠지, 그런 표정…. 이미 눈치챈 건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답을
죽음의 수명은 무한하지 않다. 모든 ‘좋지 못한’ 개념은 병마와 병폐의 이름이 그렇듯 사라지기 위해 존재하므로 죽음과 무한은 분명 다른 궤에 있다. 그해 극성이 낙하한 것은 죽음이 죽어가는 것들을 받아 안기에 지쳐 모든 것을 잊기로 결심할 즈음이었고, 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오직 기억만큼은 쥐고 휘두를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스카하크 안드라스타는 기꺼
피식과 포식을 가르는 절대적 위계는 고댓적의 신화가 된 지 오래였다. 크리스마스도 이미 미 대륙에서 그 위상의 대부분을 잃어버렸지만, 달력을 넘기고 날을 셀 수 있는 형편이 되는 이들에게 여전히 연말은 다른 달보다 특별하게 느껴지는 데가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나고 재시작되는 일은 하루하루의 생존이 고된 시절일수록 더 조명받는 법이었다. 그렇게 송년과 영년,
경쾌하게 울리는 종소리와 건물 안에서 흘러나오는 캐럴 소리가 뉴욕의 거리를 맴돈다.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미소를 채워넣은 사람들이 길을 한가득 메워버린 덕인지, 싸늘하게 얼어붙어 뼛속까지 파고드는 밤공기가 유난히 따스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오늘 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아기 예수가 태어나기 하루 전날의 밤. 온 세상 모든 땅 위로 따스한 축복이 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