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해향화
그 씁쓸한 얼굴마저 더 담아두고픈 시간. 어쨌거나 당신은 저에게 있어 생의 마지막 날을 함께 보내고 있는 소중한 이가 아니던가. 다만 억지로 표정을 드러내게 할 일은 없다. 불쾌할 것을 알고 있을 뿐더러 저가 그런 행동을 하기엔 모순이니까. 저는 늘상 표정을 숨기고 있었으니까. 저를 껴안는 당신 마주 안았다. 누군가를 안는 것조차 오랜만이다. 이 온기가,
그저 당신 이야기에 가볍게 맞장구 치며 고개를 끄덕이던 참이었는데. 단순히 눈과 눈을 마주하고 있었을 뿐이었으나, 손 쓸 틈도 없이 네 행동이 빈틈을 파고든다. 당신 손에 들린, 순간 옅게 반짝인 금속재질의 무언가. 마치 지금을 위해 등 뒤, 혹은 그 근방 어딘가에 고이 숨겨놓은 것 같이. 막기엔 늦었다, 당신 팔을 잡아봐야 늦었다. 이 말을 잊고 있었다.
함께 들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기억 속 애정이라는 것은 어떤 존재였었나.어느 때는 세상에서 가장 달고 황홀한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아낌과 따뜻한 포옹을 받는 것, 그게 내 세계의 사랑이자 애정이었다. 다만 어느 때는 세상에서 가장 쓰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내가 홀로 정을 줄 때가 그러했다. 같은 학교 친구를 저주하며 내 심장을 몇 번 씩 바늘로 찔러대던
난 당시에 어떤 사건 하나에 휘말렸어. 몇 개월인가, 나같은 곤충들만 한 데 모여 같혀있었지. 공공연하게 알려지진 않았어. 당연한 거지. 여기 곤충들 취급이 어떤지… 대충 알 거 아냐. 응?그 사건에서 빠져나온 뒤에는 갈 곳이 없었어. 원래도 방랑자 신세였지만 말이야, 그나마 돌아갈 곳은 딱 한 곳 뿐이었거든.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자라온 고향. 인신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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