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TED CANDY
완전한 모양은 아니지만, 혀가 아릴 정도로 단 건 같으니까.
함께 들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기억 속 애정이라는 것은 어떤 존재였었나.
어느 때는 세상에서 가장 달고 황홀한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아낌과 따뜻한 포옹을 받는 것, 그게 내 세계의 사랑이자 애정이었다. 다만 어느 때는 세상에서 가장 쓰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내가 홀로 정을 줄 때가 그러했다. 같은 학교 친구를 저주하며 내 심장을 몇 번 씩 바늘로 찔러대던 모습이 기억난다. 난 그 아이에게 고작 저주도구였다는 걸 깨달았을때, 많이 아팠다. 심장이 찔리는 고통보다, 내 마음이 한낱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빈 깡통이나 다름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처음 만난 날. 네가 나에게 꽃을 찾으러 왔다고 말하던 게 기억나.
난 아마 흑종초를 쥐고 있었지. 네가 그 꽃을 난도질해서 가져갔던 것도, 나에게 친구가 되자며 처음으로 풍선을 내밀어주었던 것도, 온전한 모습만이 사랑받을 수 있냐며 물었던 것도… 기억이 나. 이 병원에 와서 처음 듣는 소중한 단어, 처음 생긴 친구가 너였어. 특이한 아이. 어딘가 텅 비어보이고, 알 듯 모를 듯 동질감이 드는 아이. 첫인상은 그랬어.
이후에도 우리, 자주 만났었지.
시간이 지날 수록 너에게 더 기대게 된 것 같아. 단순히 친구, 단순히 애정을 되찾아가는 과정. 그것뿐으로 생각했는데. 네 몸에 밴 피 향기도, 제대로 살아있는 건지 알 수 없는 체온도, 가끔 지어주는 미소마저도 심장이 빈 그 자리를 욱신거리게 만들어. 네가 얼굴을 찡그리거나 부정의 의사를 표할 때, 그리고 아파할 때면, 눈가가 욱신거리고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어. 누가 널 해치려하거나 험담할 때에는 그 사람을 아프게 만들고 싶고, 널 지키고 싶어. 네가 과거에 무슨 일을 했든, 그것을 다른 생명체들이 비난하며 욕하든 상관이 없어. 네가 어떤 생명이든, 그저 나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고 반짝이는 보물이 된 것 같아.
있지, 내 심장이 있던 자리엔 여러 감정의 잔향만 남아있지만 말이야, 이게 사랑이라는 거야?
다행이다. 나도 루바의 말로 어렴풋이 찾은 것 같아. 애정이란 건, 이런 거였구나.
그렇다면, 망가진 모습마저 품어주고 싶어진 거라면, 나도 너와 같은 마음인 것 같아.
-우리, 죽을 때 까지 함께야.
-정말 기뻐. 나도 사랑해… 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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