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 BREAKER ⓒ 왕밤빵(@Big_Bam_Bread) 입학식에서 마주한 벚꽃은 저문 지 오래였다. 중간고사가 한참인 5월의 하늘. 유난히 푸르른 하늘을 눈에 담자 이따금 바람이 불었다. 사쿠라는 옥상으로 올라와서 하지메를 마주했다. 평소라면 그의 흰 티셔츠엔 흙먼지가 한가득 묻어있을 테였다. 뺨이나 팔,
하늘이 핑하고 돈다. 알코올에 잔뜩 젖어서인지 세상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비틀거리며 한 발자국 내딛었지만 혼자 힘으로 가는 것은 무리일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누군가의 번호를 꾹꾹 눌렀다. 숫자에 취약한 내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전화번호. 신호음이 가고 달칵,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부드럽고 조금 낮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