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 게이트를 구하면 뭐해요. 저도 제 전용 노래 하나만 새로 만들어주면 안되나요? 악마 자식한테는 줬으면서…. 아무튼 알겠어요. 노래로는 못 하겠다고 하니까, 덜 재밌겠지만 글 형식으로 어떻게 해보려 할게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 제가 명색이 바드인데 그냥 가사만 대강 좀 생각해낼 시간 주면 기깔나게 곡 하나 뽑겠다니깐요. 안 되나요? 알았어요. 역
1.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거기에서 무엇을 더 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그저 그가 위브에 대해 눈을 반짝이면서 마구 수다를 떠는 게 좋았다. 정의와 올바름을 상징하는 팔라딘으로서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싶지만, 나는 팔라딘으로 해야 하는 일이 즐겁지 않다. 처음에야 모든 것이 그렇듯이, 새롭고 즐거웠다. 가난해서 맡겨진 사원 생활이 괴로웠기에
눈을 크게 뜨고 뱀파이어를 경계하라. 싸늘한 미모를,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소름 끼치는 저주를 경계하라. 1. 뱀파이어 로드의 일기장에서 ‘발더스 게이트의 영웅’ ‘일리시드 침공을 막아낸 모험가’ ‘네더브레인 퇴치자’ 시간은 흐르고 이름은 퇴색한다. 발더란이었던 마인드 플레이어를 직면했을 때 그걸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당시 나는 젊다 못해 어렸고,
방안을 가득 채운 고요한 어둠의 틈새로 스며든 햇볕은 말없이 뺨과 속눈썹을 간지럽힌다. 예상치 못한 따스한 불청객으로 인해 수면 아래로 무겁게 가라앉은 의식을 받쳐 들고 시야를 닦아내니 코끝을 스치는 희미한 포도주 냄새와 라임 냄새, 그리고 자신의 품 안에 안겨 있는 연인의 체온을 자각할 수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으나 이 익숙한 감각들은 어젯
- 가내 더지의 데드엔딩 이후 아스타리온을 묘사합니다. - 비승천 아스타리온 - 캐붕주의 어느 따스하고 화창한 여름날, 아스타리온은 꿈을 꾸었다. 꿈? 아, 그래, 엘프는 꿈 같은 거 안 꾸지. 정확히 말하면 '그러고 싶지 않아'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기억 속 편린이라기엔 지나치게 어지럽고 혼란스러웠으므로, 꿈이 맞다. 해무처럼 짙고 방향 모를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