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위브를 운용할 때 이렇게 사용하는 게 맞나요?” 그의 어린 제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어색하게 손동작을 해보았다. 라마지스의 탑의 소유자, 대마법사 롤란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릴 뻔 했다. 그러나 그는 로로아칸 밑에서 배운 것이 있었다. 일천한 학식과 능력을 가졌던 로로아칸에서도 배울 것은 있었다. 악한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말이
그는 옅은, 모래사장 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늘어트린 채 마치 죽은 사람처럼 미동도 않고 누워 있었기에, 지나가던 팔라딘은 걱정이 되어 그를 흔들었다. “저기, 저기요. 괜찮으십니까, 정신 차리십시오.” 그러나 남자는 정신을 차리기는커녕 그저 물풀마냥 이리저리 흔들렸다. 팔라딘은 그의 코 밑에, 잘 관리되어 반들반들해진 제 건틀릿을 들이밀었다. 옅은 숨으
메리엘은 차를 좋아했다. 꽃도 좋아해서 정원에서 키우곤 했다. 봄이면 크로커스와 수선화, 튤립이 폈고, 여름에는 수국과 아이리스, 장미가 폈으며 벽을 타고 자스민과 클레마티스가 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폈고, 겨울에는 호랑가시나무에서 붉은 열매가 열렸다. 그랬었다. 이제 메리엘이 즐길 수 있는 꽃은 밤에 피는 달맞이꽃밖에 없었다. 달도 안 뜨
영생이란, 시간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어떤 사람이 84년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매년 2주간 벚꽃을 즐긴다면, 그 사람이 평생 벚꽃을 본 시간을 모두 뭉치면 3년 6개월이 된다. 영원을 사는 사람에게 벚꽃을 몇 번 볼지, 그게 자신의 평생 중 얼마만큼을 차지할지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어둠속에 빛나는 별들처럼 희게 흐드러져 핀 자스민
어젯밤 엘프송 여관 위 숙소에서 한 시민의 신고로 딥 노움 지도자 바커스 루트가 발견되었다. 당일 오전 실종신고가 들어온 바커스 루트씨는 익명으로 남기를 원한 불주먹 용병대원에 의하면 “속옷 빼면 다 벗고 포박된” 상태였다고 한다. 해당 시민은 “노래를 듣고 있는데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났다”며 바로 불주먹 용병대에 신고를 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서
발더스 게이트를 구하면 뭐해요. 저도 제 전용 노래 하나만 새로 만들어주면 안되나요? 악마 자식한테는 줬으면서…. 아무튼 알겠어요. 노래로는 못 하겠다고 하니까, 덜 재밌겠지만 글 형식으로 어떻게 해보려 할게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 제가 명색이 바드인데 그냥 가사만 대강 좀 생각해낼 시간 주면 기깔나게 곡 하나 뽑겠다니깐요. 안 되나요? 알았어요. 역
1.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거기에서 무엇을 더 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그저 그가 위브에 대해 눈을 반짝이면서 마구 수다를 떠는 게 좋았다. 정의와 올바름을 상징하는 팔라딘으로서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싶지만, 나는 팔라딘으로 해야 하는 일이 즐겁지 않다. 처음에야 모든 것이 그렇듯이, 새롭고 즐거웠다. 가난해서 맡겨진 사원 생활이 괴로웠기에
눈을 크게 뜨고 뱀파이어를 경계하라. 싸늘한 미모를,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소름 끼치는 저주를 경계하라. 1. 뱀파이어 로드의 일기장에서 ‘발더스 게이트의 영웅’ ‘일리시드 침공을 막아낸 모험가’ ‘네더브레인 퇴치자’ 시간은 흐르고 이름은 퇴색한다. 발더란이었던 마인드 플레이어를 직면했을 때 그걸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당시 나는 젊다 못해 어렸고,
가내 타브 설정이 많습니다(이름, 체형 등) 눈을 뜨면 햇빛 하나 없는 어둠이 방 안에 가득했다. 멀리서 들리는 시계 소리만이 귓가에 남았고 고요 속에서 반듯하게 아스타리온은 누웠던 몸을 일으켰다. 먼지가 가라앉은 냄새가 퍼지다가, 그 사이에서 제 연인이 멀리 나갈 때 종종 사용하던 향수가 맡아지면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위를 향했다. 일
가내 타브 설정이 많습니다(이름, 체형 등) 조용할 날이 없이 귀가 따가울 정도로 온갖 지시가 이어지던 중이었다. 안타깝게도 처음 언더다크로 향하던 길에 스폰의 수가 7,000명에서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남은 사람들을 하루 아침에 통제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니 아스타리온은 오늘도 열을 내며 제멋대로 튀어나가려는 스폰들을 막아세워야 했
가내 타브 설정이 많습니다(이름, 체형 등) 비승천 루트 아스타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이었다. 귀를 기울이면 느린 숨소리 하나가 겨우 들릴 만큼 정적에 가까운 순간이었으며 침대 맡에 앉은 뒷모습은 멈춰 놓은 그림이나 다름없었다. 지나간 시간이 흔적으로 남듯 자글자글한 손이 힘겹게 아스타리온을 향했다. 들리지 않을 만큼 옅은 목
*오만님 리퀘로 작성한 타브 아스(비승천) 글입니다... *타브 외형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늦게 드려서 너무 죄송,,, *재밌게 읽어주세요! 아스타리온은 이따금씩 자신의 연인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200년이란 세월을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하다가 갑자기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을 만난다면... 누구나 당혹스럽지
*오둘님 리퀘인 승천아스x타브가 정원에서 산책하는... 연성입니다. *리퀘주신 타브의 외형 묘사가 있습니다. *너무 늦게 드려서 죄송... *재밌게 읽어주세요. "...이거 참, 의외에 제안인데." 그것도 식사 시간에 이야기를 할 줄이야. 가장 상석에 앉아있던 남자가 냅킨으로 자신의 입가를 닦아내고는 말한다. 승천을 한 이후로 다시 음식 섭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