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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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로 탄생 게게게의 수수께끼>(이하, 게나조)는 일본에서 개봉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국내 개봉하면 꼭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작품이었다. 키타로 6기가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시리즈에 관심은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 마땅한 스트리밍 사이트가 없었고 그렇다면 영화라도 볼 수 있으면 봐야겠다 싶었다. 물론 게나조 포스터에 그려진 두
따스한 봄볕이 느지막이 드는 한가로운 오후. 낮이 길어진 만큼 더더욱 천천히 늘어지는 햇빛이 이불처럼 덮인 소파에 앉아 하로와 놀아주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리고 짧은 꿈을 꾸었다. 정체 모를 괴물에게 쫓기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심장부터 차근차근 불안감으로 좀먹으며 퍼져 나가는 그런 꿈을. 퇴근이 가까워진 무렵, 딱 맞춰 급한 업무가 추가되는 바람에 늦게
“어제 첫눈 내렸다며?” “어. 사진 봤어? 세상이 하얀 게 예쁘긴 예쁘더라.” 변두리에서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출근길에 오른 두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왔다. 그곳은 여기서 얼마나 멀리 떨어진 지도 모르는 지구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청사진을 만들며 적었을 이름은 마모되어 사라진 지 오래인 이 콜로니와는 동떨어진 일. 사람들이 살아
※ 아직은 캐해가 얄팍한 시절 쓴 연성 “하여튼… 이 정도는 자기가 하면 될 텐데.” 방금 막 귀가한 사람에게 다짜고짜 부탁이라니 귀찮게도 군다. 욕조로부터 피어오른 수증기를 머금어 부드러워진 손가락 사이로 굴리는 유리잔은 챙겨가 놓고 가장 중요한 와인을 빠뜨렸단다. 앞뒤가 맞는 핑계를 대야지, 나 참. 어찌됐든 그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도 딱히 없
※ 논커플링 ※ 환상마전 44화까지 본 시점에서 쓴 터라 캐해석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달이 기우는 만큼 깊어지는 시간에 얼마 남지 않은 빛만을 골라 쏙쏙 삼킨 검보라색 어둠이 진득하게 깔린 야밤. 살짝 열어둔 창문 사이로 나와 멈출 줄 모르고 내리긋는 빗줄기 틈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났다 사라지는 연기 자락을 옆방에서 그저 한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