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름
“강아지 좋아하세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부정적이라면 부정적인 단어들의 조합, 그게 내가 생각하는 강아지에 대한 이미지였다.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기, 아니면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며 쪼르르 달려오기. 이 두 가지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강아지에 대한 모습 전부였다. 많고 많은 모습 중에 두 모습만 기억하는 이유는 특별한 건 아니었다
“아, 추워…….” 얼어붙은 손을 비비며 입김을 호호 불어보았다. 괜찮아지는 건 잠시뿐 다시 추위는 몰려들었다. 어떡하면 좋지. “거기서 뭐해요?” “네?” 절 부르는 목소리인가 싶어서 옮긴 시선에는 저와 또래로 보이는 교복 입은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 아이는 제 얼굴을 보고 놀란 듯 흠칫 몸을 떨면서도 천천히 다가왔다. 내 얼굴이 그렇게 보기 흉
“아.” 부드럽게 이어지던 음이 엇나가며 끊겼다. “미안.” “미안할 거 없어. 다시 해보자.” 응? 재촉하는 목소리에 피아노 건반 위에서 머뭇거리던 손가락이 도로 내려갔다. 오늘은 그만할래. 성규는 말없이 우물거리는 입술을 빤히 바라보았다. “왜, 왜 그래.” “그래, 그만하자.” 이어지는 대답에 우현은 몸을 일으켰다. 성규의 시선이 우현을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