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선풍기
사와구치 로망은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엄한 사람이다. “어이, 청소는 다 하고 쉬는거냐? 마무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가뜩이나 너는 알바니 뭐니 한다고 잘 오지도 않잖아?” 그건 후배들에게 종종 나쁜 인식으로 굳혀지기도 했다. 잔소리만 많고 툭하면 남을 혼내는데다 쓸데없는 참견까지. 항상 찌푸린 미간과 왁왁 소리치는 목소리는 괜히 잘못도 없는 상대를 움츠러들게
1. 버릇 “어떡하죠… 로망 선배… 저 때문에…” 치호의 목소리는 심히 떨리고 있었다. 로망은 다급히 원장님께 양해를 구해 반차를 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튀어나올 것 같은 목소리였지만 치호는 더듬더듬 똑바로 상황을 전달했다. 첫째 릿카가 열이 너무 심해 급하게 병원으로 갔다는 소식이었다. 아침부터 미약하게 기운 없어 보이던 걸 해열제만 먹여두고 재웠더니
사와구치는 몹시 피곤했다. 단지 선물받은 머리띠를 했을 뿐인데 반에서 이것저것 질문공세를 하는 학생들이 있었던 탓이다. 평소엔 나한테 그다지 관심도 없었으면서… 선물 받은거야. 남자친구 아니야. 그딴게 있겠냐! 누구에게 받은 건지는 나도 몰라… 평소보다 사회성을 배로 쓴 사와구치는 상당히 지쳐 있었다. 그렇다고 부활동을 빼먹진 않았다만. “모두 안녕…” “
“사사키도 사사키만의 장점이 있는 법이니까.” 그렇게 말은 했다만 뭔가, 더… 말해줘야 할까? 사와구치는 괜히 이 상황을 어색하게 여기고 만다. 자신은 같은 부의 선배라기엔 상냥한 맛은 없었고, 그렇다고 진지하게 칭찬을 해주자니… 등골부터 오소소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진짜 사람 간지럽게… 자타공인 사와구치는 까칠한 사람이었다. 사사키는 생각보다 예의바르
‘그 녀석… 제대로 해야 할 텐데…’ 그렇게 걱정하는 거 치곤 사와구치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야 오늘은 3개월은 넘게 기다린 로랜스 소설 작가 ‘아토 치사구’의 신작 『바다의 흩뿌린 별이 되어』 의 발매일이었으니**.** 웬만해선 부활동을 빼지 않는 사와구치에게도 이 날만큼은 중요했다. 하필이면 이날 당번이 걸릴게 뭐람! 학교 근처 서점에서 작가의 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