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ypressLetter
이네스, 내 사랑하는 여동생. 편지 잘 받았다. 그 정갈한 편지를 네가 직접 쓴거라고? 셀레나가 고쳐주지 않았다니 정말로 감동했단다. 이 곳은 춥고 광활하다. 하지만 그래, 날이 지날 수록 밀려오는 적들의 수도 줄어가고 정찰나오는 적군은 없다시피 하고 있으니 마냥 나쁜 곳만은 아니지. 너는 아직도 수면동굴의 이야기를 꺼내고 있구나. 아직 햇병아리였던
-안 돼요, 도련님. 이 쪽으로는 오시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시종인의 난감한 목소리가 열 살 소년의 낮은 귓가에 내려앉는다. 말끔하고 딱 맞는 옷을 입은 소년이 제 위쪽에서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 재잘거리고 있는 시종인을 보기 위해 고개를 잔뜩 치켜 세운다. 그녀는 어찌나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지, 심지가 다 타들어가 불이 거의 꺼져가는 램프에 새로 불
할아버지의 낡은 보트 근처에서는 언제나 퀘퀘한 석유 냄새와 눅은 쇠냄새가 섞여서 났다. 아버지와 함께 이 섬에 돌아와 뭍에 돌아가지 못 하고 몇 주를 묶여있어야만 했던 겨울 방학이면, 할아버지는 언제나 창고 안에서 보트를 꺼내다 우리 남매를 데리고 바다까지 나가서 시간을 보내려 하셨다. 먼지가 잔뜩 얹어져 그외 다른 이유로 쓰이지 않는 것으로 보였던 그
*빛전라하 all *신생-칠흑 시점으로 내 캐릭터가 ‘왜 그라하 티아를 좋아하게 되었는가’를 천천히 생각해보면서 썼던 글 퇴고:(…. 모든 것이 이를 데 없이 평범한 날이었다. 그날, 아샤토 바텔은 평소처럼 임무에 지원하는 대신 온통 피로에 절어 휴식처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야만신 피닉스의 처치라는 일견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토벌을 끝내고 돌아온
부족한 말을 더하며 나는 마지막 장에 기꺼이 이렇게 적어넣었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이전보다는 덜 외로웠다고. 이제는 달리 몇 년인지도 모를 4월 2일 (날짜는 내가 정했다. 새벽녘 겨울이라기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던게 그 기초였다.), 워렌 도르코라는 특이한 이름의 남자를 만났다. 이 도시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나도 워렌도 잘 알지 못 한다. 도로
공방의 판자문에 매달린 풍경의 새파란 유리판이 맑은 소리로 울렸다.똑같은 계절이 되어 내려앉은 우사기야마 상점가의 여름은 유우토와 같았다. 한낮의 햇빛은 길을 걷는 사람들의 발 끝에 붙은 그림자를 끌어당기며 무덥고, 해질녘이 지나 보랏빛으로 촘촘히 어둠이 내리면, 그제서야 숨 돌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선선한 바람이 이마 위를 스쳐간다.언제나와 같은 여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