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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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젠장! 생각해 보니 이놈 길 모른다고 했지! 업혀서 뛰는 동안은 생각은커녕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어 떠올리지 못했다. 놈을 보니 망설임 하나 없이 여기까지 뛰어온 주제에 낯선 풍경을 보고 당황한 듯했다. 좀비한테 쫓기느라 정신없어서 그런 걸까? “어…. 음, 여기 어디지.” …그냥 당찬 바보인가. 완연한 밤이 하늘에 가득한데, 저 멀리 떨어진 가로등
다행히 아직 좀비가 되진 않았다. 나를 물려던 좀비를 순식간에 해치워버리는 사람이 나타났거든. 아무런 주저 없이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게 조금 꺼림칙하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내가 좀 이상한 거겠지. 부스스한 금발에, 웃는 눈꼬리가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외국인인지 눈동자가 한국에서는 도통 볼 수 없는 선명한 하늘색의 눈이다. 운동을 했는지 덩치도
세상이 망했다. 그 흔한 좀비 때문에. 여느 창작물에서 자주 보이던 그 비현실적인 생명체는 이제 얇은 문 너머로 언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매일 새로운 목소리가 비명을 지르곤 한다. 늦은 밤, 이불 한 장으로는 그 소리를 덮을 수 없었다. 지난 한 달, 나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괜히 나갔다가 한 쪽 눈을 대롱거리며 걷는 저들처럼 될까봐.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