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온
oc
또록. 똑. 귀를 기울여야만 들리는 작은 소리였다. 이슬에 젖은 손가락 끝이 잠시 시원해졌다가 곧 미지근해졌다. 나는 곧 잎사귀를 튕기기를 그만뒀다. 매점 안은 더웠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었다.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 비뚜름하게 앉아 차가운 캔을 움켜쥐었다. 이슬에서 느껴졌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시원함을 넘어 손바닥이 시릴 정도의 물방울들. 맑은 이
“수족관 갈래?” “갑자기?” “응.” 날씨는 무더웠다. 햇빛에 정수리가 지글지글 익는 것만 같았다. 손에는 땀이 차 끈적해졌다. “언제?” “지금.” 남유리는 멈췄다. 내 쪽으로 몸을 돌리자 대충 하나로 묶은 머리가 흔들렸다. “시간 안돼?” “안 될 건 없는데···갑자기 왜?” “그냥. 싫으면 말고.” 남유리를 지나쳐 몇 걸음 걸었다. 양옆의 길에는 그
-교시. 선생님의 말소리가 귓가에서 점점 잦아든다. 남모르게 호흡이 빨라지고 있었다. 원인 모를 진동으로 책상 한 귀퉁이의 병 속 물의 표면이 흔들렸다. 찰랑. 시선이 저도 모르게 투명한 물로 미끄러졌다. 호흡이 더 가빠졌다. 관자놀이 아래로 차게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잔뜩 쪼그라든 뇌가 요란하게 경보음을 울리며 곧 다가올 한계점을 알리고 있었다. 일순간,
청춘. 엄마는 나를 종종 그렇게 부른다. 청춘이네, 하고, 묘한 그리움이 실린 어조로. 그럼 나는 말없이 설거지를 계속한다. “청춘.” “응?” “아무것도 아니야.” “뭐야, 싱겁게.” 친구는 그대로 다시 시선을 휴대폰으로 돌렸다. 청춘. 입속으로 계속 되뇌어봤다. 창문 너머엔 새싹이 막 돋아나고 있는 마른 나무가 있다. 통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