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온
기세 좋게 발을 내디뎠던 첫 모습과는 다르게 소년은 지금 꽤나 지쳐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몸통만 한 알을 실은 수레를 끌고 이 끝도 없는 숲을 헤맨 지 한참이 됐기 때문이다. 수레 손잡이를 잡은 손이 미끌거렸다. 앞머리 아래에도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카일은 한숨을 푹 쉬곤 뒤를 돌아보았다. 거대한 알은 그를 얕보기라도 하는 듯 여전히 담요 위
아이비는 좁은 구멍 속에서 몸을 둥그렇게 만 채 곤히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주기적으로 흘러나오는 안정된 숨소리는 그녀가 아늑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의 거대한 친구는 아이비에게 자신의 일부를 내어주기를 즐긴다. 잔잔한 평화는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어느 낯선 소년에 의해 깨졌다. “마법사님-!” “숲의 마법사님-!” 아이비는 인상을
소년은 이웃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에서 우체부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이 작디작은 자신의 고향이 마음에 들었다. 시도 때도 없이 내리쬐는 햇빛은 그의 옅은 갈색 머리를 무성히 자란 갈대같이 보이게 해주었으며 그의 녹색 눈동자가 더욱 생기 넘치도록 만들었다. 소년의 하루는 이른 아침 누군가가 통에 넣어 놓은 서너
친구가 죽었다.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장례식이 열렸다. 눈물을 쏟아내는 그 애의 어머니를 뒤에서 안았다. 나는 가장 친한 친구였기에 가장 오랫동안 조사를 받았다. 지금 그 애의 책상에는 하얀 국화꽃이 한 송이 물도 없이 멀건 화병에 꽂혀있다. 앞으로 며칠에서 몇 주, 저 꽃이 책상 위에 버티고 있는 동안은 누구도 책상 가까이 가지 않을 것이다. 꽃이 그 애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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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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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이 걷히기 전에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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