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호흡
제목미정
문정수
오두막 by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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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록. 똑. 귀를 기울여야만 들리는 작은 소리였다. 이슬에 젖은 손가락 끝이 잠시 시원해졌다가 곧 미지근해졌다. 나는 곧 잎사귀를 튕기기를 그만뒀다.
매점 안은 더웠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었다.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 비뚜름하게 앉아 차가운 캔을 움켜쥐었다. 이슬에서 느껴졌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시원함을 넘어 손바닥이 시릴 정도의 물방울들.
맑은 이온 음료는 폭포가 쏟아져 내리듯 식도를 타고 넘어갔다. 열이 액체에 떠밀려 저 아래로 내려갔다.
고개를 젖힌 채 눈을 굴려 시계를 쳐다봤다. 수업 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분. 아직 반도 더 남은 음료를 빠르게 입속으로 털어넣었다. 금세 목 안쪽이 아파왔다.
높은음의 종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차가운 한숨을 삼키고 캔을 찌그러뜨려 뚜껑이 없는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깡, 깡 날카로운 마찰음에 귀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무시했다.
그늘을 벗어나자마자 정수리 위로 곧장 햇빛이 무겁게 떨어졌다. 몇 걸음 걷지도 않아 등이 땀으로 젖어들었다.
뛰어갈 힘은 없었다. 왜 늦었냐는 질문을 받으면 화장실 갔다 왔다고 둘러댈 생각이었다. 소리 없이 아스팔트 위를 걸어가며 멀기도 한 교실을 향해 속으로 작게 욕지거리를 지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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