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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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님의 요청으로 공개합니다. 비가 내렸다. 끝도 없이 조용히 내렸다. 때로는 빗줄기가 굵어졌으나, 결코 소란스럽지 않았다. 미약한 비일상은 장마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런데 장마가 끊이지 않았다. 한 주. 보름. 한 달.... 기어이 1년. 한 해를 채우면 끝나리라는 실낱같은 희망도 수몰되었다. 바다와 가까운 네르디니아부터 잠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계승식은 초라했다. 죽음과 생명이 그들을 바라보고, 안에 품었던 힘과 그런 표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것들을 후세대에 물려주었다. 우레와 같은 박수도, 걸음마다 밟히는 꽃도 없었다. 묵묵히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이들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몇십 시간의 유예 끝에 남은 삶이 결정됐다. 영원과 필멸. 삶을 에워싸는 탄생과 죽음의 끝에 뒤따르는 기억. 그리고
안녕? 나는 H고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야. 오늘은 방학식을 하는 날이라서 몹시 덥고 푹푹 찌지. 다행인 건 잠깐만 학생들을 붙잡고 있다가 돌려보낸다고 에어컨을 틀어줬다는 점이랄까. 그것 빼고는 도움도 안 되지만, 이따 예체능반 L이랑 떡볶이 사 먹기로 해서 앞머리가 떡질 일은 없게 됐어. 물론 그런 일이 생겨도 난 예쁘긴 해. L이 누구냐고? 있어. 첼로
학기말의 호그와트는 소란스럽다. 어수선하다. 하나의 소리로 모이지 못하고 분산된다. 오후 네 시는 늘 그렇듯 적당히 졸리고 나른했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트리오, 왈츠 변주의 바이올린 파트입니다. 제각기 다른 주제로 떠들며 걸어가던 아이들은 소년의 연주를 들으려 모여들었다. I는 연주를 달가워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렇잖아. 바이올린. 오래된 성은 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