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황씨
“자, 가져. 너 이거 좋아하잖아.” 며칠 보이지 않던 패러독스가 대뜸 선물이라며 내민 것은 디아볼릭 에스퍼였다. 도미네이터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이 짜증 나고 귀찮은 사념체는 어느 날부턴가 집에 멋대로 눌러살며 제 관심을 끌려고 온갖 수작질을 해댔다. 꼭, 그 애와 똑같은 눈을 하고서는 사람 속을 온통 뒤집어놓는다. 그러더
나는 언제나와 같다.백만가지 상실 위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 하여 멈추지 않는다. 파도에 쓸려간 모래는 행성 반대편의 해안에 다시 쌓인다. 내 상실이 방황하다 쌓일 곳은 오래 전에 정해져 있다. 따라서, 나는 언제나와 같다. 오늘 내가 갈 곳은 어제도 간 곳이요, 내일도 갈 곳이다. 쉼터 하나 잃었을 뿐이니 목적지가 달라지진 않는다. 깜깜한 하늘 위
마마디에 -> 도미매패 그것에게선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팔 가득히 끌어안아도, 목덜미에 코를 박고 살냄새를 들이키려 해도, 여전히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 차라리 비린 피 냄새라도 나길 바랄 만큼이나 텅 비어서 내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꾸만 상기시킨다. 생의 온기가 없는 가죽은 언뜻 흉내만 낸 입자 덩어리 같다가도 눈이 내리는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