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 SSUL

이세여고 배구부

할랑피뇨 by 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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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프트 안인혜, 진보고
    라이트 김일하
    미들블로커 주리라
    리베로 고서구
    세터 비이찬

  • 나이: 고3 녜=징=릴>고2 주=고>고1 챤

  • 녜,징,주,고는 이세여중 출신이고 릴,챤은 외부 출신. 녜, 징은 중학교 동아리로 시작했음.

  • 안인혜는 중1에 친구들 따라 신청했던 건데 재밌어서 계속 하다보니 자기만 남아버렸고,
    진보고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무에타이 그만둘 시점에 배구부 코치한테 스카웃됐을 듯(중2 끝날때쯤)
    주리라는 배구 하나도 모르는데 고세구가 끌어들여서 시작했으면 좋겠다. 피지컬 부족을 뛰어난 센스가 커버해서 센터 맡음.
    고서구는 배구하게 되면 스파이크 때리고 싶었는데 어느 경기에서 본 리베로에 꽂혀서 중3때 배구 시작함.
    김일하는 피지컬 국내최고였으면. 여태껏 자기보다 큰 학생선수 본 적 없을것같음. 스파이크 시속 90대, 성인되면 100 나왔으면 좋겠다…
    비이찬은 가고싶었던 학교 떨어져서 쒸익거리면서 왔으면 좋겠음. 배구부 체계 안 잡혀있어서 한숨지었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진심이라 정신차리고 할것같음.


아래는 9번 썰을 바탕으로 소설화 한 것. 내용이 소폭 다릅니다.

인혜는 경기 직전에 항상 찬물에 손을 씻었다. 흔들리지 않고, 집중하기 위한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었다. 손에 남은 시원함처럼 경기도 시원하게 풀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손을 닦았다.

인혜가 자리를 나서려는데, 한 무리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 경기할 상대 학교의 체육복을 입고 있었다. 경기장에서 자주 보았던 얼굴도 있었다. 상대도 인혜를 알아보았는지 불쑥 다가왔다. 그는 키 차이를 과시하듯 턱을 들고 인혜를 내려다보았다.

“이세여고… 김일하 몰빵 배구 하는 거기지?”

“비켜줄래?”

인혜는 그를 마주 보며 차분히 말했다. 반응이 미적지근하여 보이자 하나둘 말을 거들기 시작했다.

“거기 있기엔 실력이 아깝지. 비이찬 없었으면 3년 통으로 날릴 뻔했잖아. 너는 그렇게 생각 안 해? 너는 취미일지 몰라도 김일하는 아니잖아.”

“근데 비이찬도 평세체고 떨어져서 거기 간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인혜는 주먹을 꾹 쥐었다. ‘몰빵 배구’. 이세여고가 본격적으로 경기 하게 되었을 때 지겹도록 들은 말이었다. 다들 경기 경험이 부족했으니, 점수를 따려면 어쩔 수 없이 일하에게 공이 올라가야 했고, 일하도 지친 내색 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공을 올려달라 했었다. 일하는… 한 번도 이세여고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은 것처럼 굴었다. 그 속이 어떨지는 인혜로서는 모르지만.

하지만 일하가 이세여고에 오고 3학년이 될 동안 제대로 된 경기 하나 치르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학교 밖의 체육관에서 따로 훈련하고 있다고는 들었으나 자세한 얘기는 묻지 못했다. 왜인지 물어서는 안 될 것 같았기에.

그래도 지금은. 적어도 지금은. 팀원 모두가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어수선했던 초반과 달리 자리 잡힌 상태였다. 인혜는 숨을 후 내뱉고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말이 많네. 정 궁금하면 경기에서 보면 되잖아.”

“뭐어. 그래. 잘 해봐.”

원하는 반응이 안 나오자 상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혀를 차며 화장실에서 나갔다. 인혜는 몸에 힘을 주었다가 수도꼭지를 세게 틀었다. 다행히 티는 나지 않은 것 같았지만… 다리가 떨렸다. 찬물을 받아 얼굴에 끼얹었다.

흔들리면 안 돼. 나는 이세여고 배구부 주장이니까. 날 흔들기 위해서 한 말일 뿐이야.

“아! 왜 근데 왜 하필 그런 말을!!”

제대로 화내지 못한 것도 짜증 났지만, 물론 화내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겠지만… 영향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었다. 인혜는 아까의 상황을 잊어버리기 위해 찬물을 얼굴에 문질렀다. 체육복이 다 젖도록 그러고 있기를 얼마 지나 익숙한 목소리에 세수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인혜 언니? 아직까지 뭐 하고 있어? 이제 경기 시작해야 돼.”

“아. 리라야. 미안…….”

인혜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멍하게 답하고 휴지를 뽑았다. 그 앞으로 흰 수건이 불쑥 들이밀어졌다.

“그걸로 닦으면 얼굴 상해.”

“고마워.”

“언니. 무슨 일 있었어?”

리라는 눈치가 빨랐다. 그 점은 경기에서도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다만 이건 눈치채지 말아줬으면 하는 인혜였다. 지금은 제가 받은 짐을 나눠봤자 독만 되는 때였으니. 그래서 인혜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아니야. 얼른 가자!”

“응.”

*

경기는 걱정과 달리 순탄했다. 오늘은 다들 집중력이 특히 높은 날이었다. 일하의 공은 도저히 막을 수 없었고, 리라의 센스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었으며, 공격은 서구의 디그에 막혔고, 이찬의 완벽한 세트와 보고의 정직한 마무리까지. 모두가 한 몸이 된 것처럼 움직였다. 아까 저를 도발했던 상대 팀 표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공은 인혜의 것이었다. 인혜는 사인 받은 대로 뛰어올랐다. 이찬의 토스는 언제나 정확했고, 속공에서는 소름 끼칠 정도였다. 인혜가 팔을 휘두르려는데, 아까 그 상대와 눈이 마주쳤다.

머릿속에 작년까지의 배구부 상황이 스쳐 지나갔다. 인혜는 순간적으로 굳었고, 배구 경기는 그 찰나에 모든 것이 결정됐다.

삐익!

낮아진 타점에 공이 가로막혀버렸다. 인혜는 스파이커로서는 신장이 작은 편이었지만 그간 그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해왔었다. 그런데 왜지. 왜 갑자기…… 블로킹의 벽은 왜 이리도 높아 보이는 것이며, 다리는 왜 무거운 것인지.

‘큰일 났다.’

인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아직 경기 초반인데, 득점의 흐름이 깨진 것도 그렇고 경기 중에는 항상 고요해야 하는 마음이 흔들려버렸다.

“괜찮아. 괜찮아! 다시 가자!”

“언니. 토스 조금 빨랐어?”

일하가 인혜의 등을 두드렸고, 이찬이 급하게 속삭였다.

“아냐. 내가 느렸어. 미안해.”

“…….”

애써 웃는 인혜를 리라가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인혜는 다시 앞을 보았다. 네트 너머로 보이는 상대는,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휘슬 소리와 함께 상대 팀의 서브가 시작되었다.

그때부터였다.

상대의 서브가 인혜에게만 날아오는 것이.

경기 전에 듣기론 상대 학교엔 서브에 강한 선수들이 많았다. 처음엔 그래도 잘 받아내던 인혜는 리시브가 흔들리더니 결국 서브에이스를 두 점 내줬다. 인혜만 노리는 것을 알았는지 서구가 바로 옆에서 백업을 해줬으나, 한계가 있었다.

경기 초반에 가져왔던 흐름은 서브에이스로 완전히 저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1세트 14:16. 상대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었다.

“와, 나! 쟤들 너한테 왜 그러는데?”

보고가 타올을 목에 퍽퍽 두드리며 답지 않게 화를 냈다.

“미안해…….”

인혜는 포카리스웨트를 마시다 중얼거렸다. 오 코치는 이찬에게 무어라 지시하고 있었다. 그 틈을 타 리라가 인혜에게 조용히 물었다.

“언니. 경기 전에 무슨 일 있었지.”

리라는 이제 확신하고 있었다. 인혜는 스스로 다잡지 못한 자신에 화가 났다. 더 이상의 실점으로 팀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었다. 인혜는 다짐하듯 주먹을 불끈 쥐고 오 코치를 바라보았다.

“코치님. 저 교체해주세요.”

“언니?”

“안인혜!”

모두가 인혜를 둘러쌌다. 괜찮다고, 다시 점수 가져오면 된다고 독려해주는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교체는 없다.”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 테크니컬 타임아웃은 매우 짧았다. 교체를 요청한 인혜한테도, 그에 짧게 일축한 오 코치한테도 시간은 공평했다.

부저 소리와 함께 인혜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코트로 들어갔다. 포지션을 잡기 전에 이찬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찬아. 나한테… 공 올려주지 마.”

*

인혜는 피를 삼키는 심정으로 코트를 뛰었다. 평소 경기 전에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인혜였으나 오늘은 하나같이 엉망진창이었다. 배구는 정말 야속한 스포츠였다. 여러 요소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그 흐름을 타고 있나?

지금은 전혀 아니지. 누가 봐도 지금의 자신은 엉망진창이었다. 1세트를 허무할 정도로 큰 격차로 빼앗겨버리고, 2세트도 밀리고 있었다.

그래도 이찬은 계속해서 인혜에게 공을 올렸다. 엉망진창인 저를 믿고 있는 것은 이찬뿐만이 아니었다.

저에게 도달하는 그 공을 만들기 위해 리라와 보고는 뛰어올라 상대의 공격을 방해했고, 서구는 몸을 던져 공을 받아냈고, 일하는 상대를 속이기 위해 뛰어올랐다.

그렇게 배구공은 이찬의 손끝에서 인혜가 가장 좋아하는 타점으로 올라왔다.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모두가 이렇게 자신을 믿어주는데, 안인혜는 불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순간 주위가 조용해졌다.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였다. 코트를 분주히 움직이는 신발 소리도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이상하게도 전혀 떨리지 않았다.

인혜는 가뿐해진 다리로 누구보다 빠르게 뛰어올랐다. 즉시 이찬의 토스가 제 손 앞으로 왔다. 보고와 일하가 같이 높게 뛰어준 덕에 블로킹은 분산되어 있었다. 상대는 뒤늦게 이쪽을 눈치채고 달려오고 있었으나 이미 늦었다. 인혜는 제가 뚫어낼 공간을 확실히 눈에 담았다.

뒤에선 서구가 리라와 함께 리시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혜는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 빠르고도 느리게, 강하고도 부드럽게. 인혜는 공을 때렸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공은 직선으로 날아가 빈 공간에 꽂혔다.

삐익! 휘슬과 함께 모든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인혜!”

“언니!”

고서구는 인혜의 어깨를 잡고 폴짝폴짝 뛰었고 김일하는 인혜에게 와락 달려들었다. 인혜의 등을 진보고는 잘했다며 퍽퍽 쳐댔다. 비이찬은 양손으로 주먹을 꾹 쥐며 인혜를 향해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주리라는 이제야 언니답다고 무심한 듯하면서도 애정이 어리게 툭 던졌다. 인혜는 고개를 돌려 오 코치를 바라보았다. 만족스레 미소 짓는 그에게 인혜는 묵례를 했다. 교체는 없다는 말이 품고 있는 뜻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거 안인혜답지 않아.

인혜를 포함해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 오 코치는 인혜가 교체를 요청할 때를 떠올렸다. 전력이 떨어지는 저를 빼달라 한 것은 이성적인 판단일 수 있겠으나, 그건 인혜가 자신의 모습이나 팀원들을 보지 못해서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인혜의 표정은 코트에서 나가기 싫다고 잔뜩 일그러져 있었고, 옆의 다섯 명은 교체는 절대 안 된다고 하나같이 저를 노려보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교체 카드를 꺼내 들겠는가?

스코어는 2세트 18:23. 이세여고 배구부 주장, 안인혜의 부활이었다.

*

“뭐어? 잠깐. 나 좀 저기 가봐야겠다.”

경기 후, 일하는 인혜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상대편 벤치로 달려가려 했다. 인혜가 몸을 던져 일하를 끌어안으면서 막아섰다.

“이, 이겼으니까! 이겼음 됐지!”

“저 말을 듣고 어떻게 참는데?”

“저기요!”

인혜가 일하를 마킹한 사이 다른 넷은 어느새 상대팀한테 가 있었다. 인혜가 뜨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고생한 만큼 몸이 기진맥진 했는지라 서둘러 쫓아갈 수가 없었다.

“몰빵 배구우? 니 말 다 했나!?”

“너네는 몰빵 할 사람도 없쥬? 킹받쥬? 입 개 털고 개 졌쥬? 개 추하쥬?”

“아… 입 털 시간에 배구 연습이나 할 것이지…… 앗. 들렸어요?”

보고, 서구, 리라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혜의 복수를 해주고 있었다. 이찬은 눈매를 사납게 굳히고 지긋이 상대를 노려보았다.

나는 주장인데. 팀의 분위기를 잘 조절해줘야 하는데. 근데 사실 저쪽 때문에 고생한 것도 맞는지라 굳이 빨리 말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인혜의 품에서 빠져나온 일하가 그쪽으로 성큼성큼 발을 옮겼다.

“얌마! 난 내가 원해서 이세여고 온 거거든? 잘 알지도 못하면서 팍, 씨!!”

일하가 주먹을 홱 쳐들어 올리자 상대 팀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일하는 팔을 내리며 쯧 혀를 찼다. 아. 속 시원해. 그래도 이젠 슬슬 말려야지. 인혜가 터덜터덜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뭐 하고 있는 거야?”

“앗. 코, 코치님……?”

“인혜야… 네가 말렸어야지…….”

“죄송합니다…….”

고개를 푹 숙이는 인혜의 등을 팡 치고 지나가며 오 코치가 작게 말했다.

“잘 했어.”

코치의 등장으로 불꽃 튀는 신경전이 마무리 되었다. 상황을 전해 들은 상대 팀 코치는 한숨을 푸욱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죄송합니다!!”

결국 팀끼리 마주 보며 허리 굽혀 사과했다. 이세여고는 억울할 만도 했지만 다들 표정이 싱글벙글 했다. 인혜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잔잔히 미소 지었다. 옆에서 일하가 팔꿈치로 인혜를 쿡 찌르곤 속삭였다.

“고맙다. 3년간 나랑 같이 배구 해줘서.”

경기를 치를 수 없으니 배구에 흥미가 있어 들어온 부원들도 다 떠나가 버리고는 했다. 그래도 인혜는 경기를 하든 말든 상관없이 항상 우직하게 연습했다. 그 집중력은 프로를 지망하는 일하조차도 놀랄 정도였다. 그래서, 졸업하기 전에 한 번쯤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고 싶었다. 그게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나도.”

인혜는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 인혜는 고개를 돌려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그들은 동그랗게 모여들었다.

“이세여고 화이팅!”

“다음에도 이기자!”

아마 그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는 것을, 인혜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정말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세여고 배구부 초기

저는 막내가 성장하는 얘기를 좋아합니다.

초반엔 삐뚤어진 것도 있고 팀에 대한 신뢰도도 바닥이라 공 안올려주고 페인트만 써서 오 코치가 타임아웃 부를듯.

“너 그거 고서구한테 못할 짓이야.” 한 마디 하겠지.

이찬이 서구 보니 교체선수 없어서 계속 뛰느라 엉망진창이었음.

그래도 불평불만 없이 집중하고 있는 거 보고 생각 바뀌겠지.

타임아웃 끝나고 게임재개.

라이트 올려주는데 삐끗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팀 라이트가 누구죠? 바로 김일하.

토스 낮아도 보란듯이 스파이크 때려서 점수 따는 거 보고 비이찬 전율 일었을 것 같음.

언니들은 이찬이가 토스 안올려줘도 탓 안하고 이찬이 자기들 믿어줄 때까지 기다리면서 최선을 다할 것 같음. 말로 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받아들이기 쉬우니까…

이찬 천재 세터라서 바로 애들 뛰는 높이랑 체공시간 분석하고 적절한 곳에 공 배달해줌.

속공 못 쓰는데도 개인역량들이 워낙 출중해서 1, 2세트 압도적으로 지고 3, 4세트 이김. 근데 5세트에서 듀스 2~3번 주고받다가 졌을 것 같음.

모두 풀세트 고생하면서 뛰느라 엉망진창이겠지.

리라는 머리 쓰느라 머리 깨질 것같고 서구는 다리 부들부들 떨리면서 쓰러질 듯하고,

인혜는 내색 안 하고 수고했다면서 애들 물 주면서 챙겨주지만 필사적으로 공 막아내느라 손목 욱씬거릴듯.

일하는 이 상황에서 이기려면 어쩔수없이 공 자기한테 올라와야하고, 후반 갈수록 전위 올라올때마다 자기만 전담 마크해서 블로킹당하니 사기떨어질만도 한데 팀 텐션 안 떨어지게 하려고 화이팅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계속 뛰느라 지칠대로 지쳤을 듯.

보고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던하게 플레이하는데 아는 사람이 보면 와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지; 싶을 정도로 무친 밸런스의 소유자. 비등하게 비빌 수 있었던 건 징버거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님. 전위에서 김일하 전담 마크당할 때마다 때려서 점수 야무지게 받아먹었으니…… 끝나자마자 다리 풀렸을 듯

비이찬 지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이상하게 기분나쁘지 않았을 듯. 심정이 차분하고 고요했다가 미안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 같음.

막내가 조용해서 보니 눈물 방울방울 달고 있어서 당황하는 언니들. 이찬이 왜 울어!! 잘했어, 잘했어. 졌잘싸야. 우리 폼 미쳤어! 하는데 언니들 못 믿어서 미안하다고 울먹거리며 말할 듯. 평생 배구만 해왔는데 코트 위에서 개인사 끼워넣은 스스로한테 화났겠지…….

이렇게 이세여고 배구부 첫경기 끝나고 이후에 이찬이도 한마음 한팀 돼서 이세여고 역대 최강팀 되었다는.


아래는 그냥 보고 싶은 장면들 나열

1.

상대가 그날따라 상태 안좋은 진보고한테 목적타 서브 넣었음. 리시브 삐끗해서 비이찬한테 못 올라갔으면.

안인혜가 겨우 따라가서 김일하한테 토스 올려주는데 상대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이었겠지…

하지만 우리 라이트가 누굽니까?

자기 앞으로 3명 올라오는데 신장+파워로 스파이크 개쎄게 때려서 그냥 블로킹 뚫어버릴듯.

터치아웃 하거나 페인트 써도 되는 상황이었고 유사시에 그렇게 하기로 작전 짰는데 냅다 힘으로 뚫어버리니까 팀원 사기는 바로 쭉 올라갈듯.

애들은 김일하 어깨 투닥투닥 언니 미쳐따!! 역시 김일하!! 난리났는데 안인혜한테는 야 김일하!! 작전대로 하라고 했지!!! 하면서 개혼남(속으로는 기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우엥ㅠ 그치만 나 멋있었잖아ㅠㅠ하다가 보고 표정 안 좋은 거 보고는 턱에 흐른 땀 닦으면서 진보고 등 툭툭 두들기면서 "언니. 아플텐데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힘내줘." 해서 버거 살아났으면 좋겠다.

이때가 세트스코어 1:1에 3세트 상대편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였으면 좋겠달지요. 이 이후로 역전승했으면 좋겠음.

2.

저는 주리라가 지능캐+팀의 이성이었으면 좋겠어요.

게임에서 롱런하는 방법을 알면서 팀원들 사기 떨어질때 더이상의 실점은 없게끔 블로킹 단단히 해주는 포지션.

주리라 전위에 있을 때는 공격범실은 있어도 수비실패는 거의 없을 듯. 다이렉트로 점수도 간간히 따줄 것 같음. 서브도 잘 넣음.

주리라는 연습 설렁설렁~ 하는 느낌일 듯.

고서구 리시브 연습 도와주면서 무던하게 묻어갈 예정이었는데 주리라 센스 알아챈 오 코치가 김일하 스파이크 막는 연습만 주구장창 시킬 것 같음.

연습 설렁~ 하는 "느낌"일 뿐이지 서구가 열정적으로 하는 거니까 발목 잡고싶지 않아서 노력했고 몇번 하다보니 김일하 공격 읽긴 했는데 피지컬 이슈로 계속 못막으니까 오기 생겨서 연습할 듯.

원랜 그냥 고서구가 데려왔으니 하는 배구였는데 점점 배구가 하고 싶어지게 될 듯하다. 화르르라서(?) 승부욕 쩔었으면 좋겠음. 팀원 도발당하면 웃으면서 몇배로 되갚아줄 것 같음.

나는 이동공격 처돌이기 때문에 센터인 르르땅은 반드시 이동공격을 해야함. 경기 경험 꽤 쌓였을 때 오 코치가 새로운 작전이라고 들고 왔으면 좋겠다.

3.

안인혜 시간차 보고 싶다. 그리고 김일하가 페이크 뛰어줬으면 좋겠음… 공격 성공하고 폴짝 뛰어서 일하 머리 쓰담쓰담 해주는 인혜 보고 싶다. 릴파는 활짝 웃음.

4.

아웃으로 판정 났는데 심판한테 가서 터치아웃이라고 인상 찌푸리면서 손가락 비비는 안인혜 보고 싶다(사실 이 장면이 제일 보고 싶음).

팀 리더라서 심판한테 요구하는 거는 인혜가 다 하는데 애들이 와악! 와악! 이건아니죠!! 화내면 최대한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의견 취합해서 가는 역할.

심판이 자꾸 아니라고 단호하게 굴어서 한번쯤은 인혜도 엄청 화냈으면 좋겠다. 애들은 인혜가 이렇게까지 화내는 모습 처음 봐서 당황할 듯. 인혜 옐로 카드 받고 씩씩거리며 돌아오는데 아무 말도 못함.

5.

비이찬이 백토스로 진보고한테 C속공 주는 거 보고 싶다. 비이찬 백토스 개쎅씨할것같지 않나요? 너무 핫걸 아닌가요? 근데 그게 퀵오픈이다? 심지어 진보고에게 공을 준다?

그들만의 세상 OPEN임. 개나리즈가 나라를 구한다.

6.

고서구 미친 디그 보고 싶다.

상대가 빈공간 노리고 스파이크 때렸는데 애들도 순간 아 포지션 잘못잡았다; 했음. 근데 고서구가 팬케이크 수비 해서 리시브 예쁘게 띄웠으면 좋겠다.

안인혜가 A속공으로 마무리 했으면 좋겠음.

고서구 안인혜한테 와락 앵기고 인혜도 서구 폭풍쓰담 해줄듯.

7.

이런 거 좋아하면 안 되는데 김일하 스파이크 서브 넣다가 안인혜 머리 맞췄으면 좋겠다(죄송합니다).

김일하 진짜 개미안해서 순간 아무말도 못하고 멈춰있고, 안인혜는 머리에 느껴지는 충격에 순간 멍해져서 나 여기서 뭐하고 있었지? 함.

언니야 내가 미안타!!!!!! 아팠제ㅠㅠ 함서 인혜 끌어안고 뒤통수 문질문질문질 해주는데, 안인혜는 아직도 상황파악 안돼서 눈 똥그랗고 말갛게 뜨고 얌전히 앵겨있음.

그러다가 겨우 정신 차렸을 때는 화낼 타이밍도 놓쳐서 그냥 으응,, 일하야 괜찮아..,,. 하고 다시 경기 재개함ㅋㅋㅋ

8.

김일하 목적타 서브 엄청 받겠지.

하지만 그걸 버티는 게 바로 에이스다.

그게 바로 김일하다.

리시브 하고 바로 달려나가서 스파이크 시원하게 때려버리면 오히려 상대 기가 죽음.

안인혜: (블로킹 뚫린 상대를 동정하며) 일하가 이세여고라 다행이야……

9.

세트스코어 0:2

1세트는 불안불안하게 진행되다가 결국 상대팀 세트포인트에 서브 범실로 끝나버렸고,

그 영향인지 2세트는 타이밍이 안 맞기 시작.

서브 날라오는 거 서로 눈치 보느라 안 받아서 서브에이스까지 줘버리고

결국 3세트 0:4에서 타임아웃 부르는 오 코치

그간 잘해왔는데 오늘은 왜 서로 안 믿냐는 말 대신 비챤한테 "속공 써라"한 마디 할듯. 애들 포지셔닝 지적해주고 주르르 블로킹 손 모양 신경 써라, 아이네 상대방 끝까지 따라가라, 릴파 더 높게 뛰어라, 징버거 안맞아도 세게 때려라, 고세구 힘들어? 아님다!!!!

그 짧은 시간에 모든 걸 정리해줌.

바로 집중력 올라서 4점 내리 따고 동점 만들어버릴 듯. 분명 3세트까지 어수선했는데 갑자기 팀이 각잡혔으니 상대쪽에서 타임아웃 부르겠지.

애들 다 집중력 올라서 눈에서 불이 튀는 듯함. 오 코치 애들 격려해주면서 공격적인 전략 지시할듯.

범실 줄었으니 이제 남은 건 역전승뿐인 이세여고.

10. 진보고 블로킹 피해서 스파이크 때리다 안테나 건드려서 오만 사투리 다 튀어나오는 거 보고싶다. 와씨 저게 맞냐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아니 나는 공을 이렇게 때렸는데 저게 가서 맞네 미안해 얘들아 아니 근데 진짜 안테나 와~ 저 안테나 자식 저거~ (알아서 사투리로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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