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데린 주이네
필요의 방과 패트로누스
사실 패트로누스 흰 족제비인 슬리데린 아이네 바이올렛로 주이네 보고 싶었을 뿐인데 길어져버렸다…
펜슬 이벤트용으로 급하게 백업한 것으로 이후에 내용이 늘어날 가능성 80%정도.
르르네 집안은 바이올렛 분가 같은 모시깽이라 르르가 이네 감시역으로 붙었으면 좋겠다.
감시는 무슨… 음침한 짓 시킨다고 투덜거리지만 대충하면 지원 다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일단 할듯. 이네도 르르가 감시역인 거 알아서 있는듯 없는듯 지냄.
어릴 때 가족 모임 할 때는 분명 같이 놀기도 했던 것 같은데… 둘다 웃음기 잃고 이러고 있는 게 웃겼지.
이네는 완벽한 모범생이었으니 르르는 감시하면서도 아 지겨워- 함서 하품이나 할 듯. 어차피 맨날 똑같이 사는데 뭣하러 감시하라는 거야? 아버지도 큰아버지한테 너무 빌빌 기는 거 아냐? 불평불만 가지면서 슬슬 직무유기 하던 시점에 이네땅이 벽뚫고 사라지는 장면 목격하는 르릇당.
알고보니 이네가 들어간 곳은 필요의 방이었고 오 이제야 좀 재밌어지겠는데? 감시x, 호기심o으로 이네 뒤 열심히 밟기 시작하는 르르땅. 어찌저찌 안에 들어가는 데 성공하는데!
엘리트 모범생의 일탈을 마주할 줄 알았으나… 아이네는 마법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 비밀스러운 방에까지 들어와서는 말이지!
아. 뭐야… 노잼…… 이네에게 실망하려던 차에 연습하는 마법이 익스펙토 페트로눔이라는 것과 이네는 이제까지 마법을 실패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림.
흠. 땀 뻘뻘 흘리고 있는 거 보면 꽤 많이 연습한 것 같은데. 왜 실패하는 거지? 궁금해져서 지긋-이 보다가 발 헛디뎌서 소리 내버렸으면 좋겠다.
-뭐야. 누구야!
-아… 하하하. 길을 잃어서……
-주르르…?
이네 입장에서 르르는 아무래도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기에 경계할 듯.
날카롭게 르르 째려봤다가 시무룩하게 고개 푹 숙이면서
-아버지껜… 비밀로 해주면 안 될까?
부탁하는 이네 있겠다. 그 고고한 이네가 아무리 친척 앞이라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고? 르르 당황타서 고개 주억거릴 듯. 애초에 감시할 생각도 별로 없었고.
-뭐 하고 있던 거야?
-익스펙토 패트로눔 연습.
-그거 어마방에서 배우는 주문 아니야? 언니 그 과목 특기잖아.
-맞아. 그랬지…….
그런데 할 수가 없어.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는데 뭐가 행복한 건지도 모르겠고. 르르는 설렁설렁 해도 마법 잘 쓰고 이네 감시하면서도 학교생활은 재밌게 즐기고 있었는지라 몇 번 연습하면 쉽게 불러낼 것 같다. 여우 쓰담쓰담 하고 있으면 이네는 어떻게, 어떻게 한 거야?! 다급하게 물어볼 듯.
-행복한 기억에 집중해야 한다며?
-알려줘.
-뭐? 아니 이건 알려준다고 할 수 있는 게…
-알려줘. 감시역인데 매일 똑같은 장면만 보는 것도 질릴 거 아냐.
끄응, 이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콘란르르. -그럼 하나만 묻자. -뭔데. -왜 그렇게까지 이 마법을 배우려 하는 건데? -……. 아아. 알겠다. 이네가 대답은 안했으나 대충 눈치채는 르르겠다. 이 방에 들어와서 마주한 게 마법 연습하는 거라 실망했는데, 자기가 보고 싶은 이네 모습이었던 거였다.
일탈. 반항. 학교에선 보는 눈이 많으니 굳이 이런 곳까지 들어와서 연습하는 거였지. 르르가 필요의 방에 들어올 때 분명 일탈하는 아이네를 생각했는데 들어온 것에 성공한 거 보면, 분명 같은 생각을 한 게 틀림 없었다.
-숙이고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빨을 드러낼 줄도 아네?
비웃는듯한 말투에 눈썹 움찔 떠는 이네.
-…나에 대해선 뭐라고 해도 상관 없어. 그러니 그 *빌어먹을* 마법이나 알려줘.
-워. 알았어, 알았어. 그렇게 화내면 되던 것도 안 되겠다. 행복이 중요한 마법이라며?
르르가 생긋 웃으면 쒸익거리다 숨 가다듬는 이네. 흠. 어디부터 하면 좋을까.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 그러기 위해선 아이네라는 사람에 대한 파악이 필요했다. 그렇게 마법 연습은 접어두고 대화하는 둘이었으면. 물론 르르는 이 건은 말 안 할거니 안심하라고 약속하고. 원한다면 깨트릴 수 없는 맹세까지 해주겠다 했으나 섬뜩해진 이네가 거절했을 듯.
며칠동안은 그냥 그렇게 대화만 하는데, 의외로 아이네도 재밌는 구석이 있구나 알게되는 르르겠다. “후플푸프 가고 싶었다고?!” 이런 거. 이네도 르르가 가진 나름의 고충을 이해할 듯. 그러면서도 즐길 건 다 즐기는 르르가 부럽기도 하고. 그렇게 마법 연습을 가장한 르르의 이네 끌고다니기가 시작됨.
그 과정에서 세돌깅들이랑 친해지고 풀어지는 이네였으면 좋겠다. 어느날은 비밀 통로로 다같이 호그스미드 놀러가기도 함.
-르르야… 이거 맞아?
-가끔은 놀아줘야지. 언니는 맨날 공부만 하잖아.
-그래도 들키면…
-안 들키면 되잖아. 은신 마법 알지? 언니 그것도 잘 할 거잖아.
-알긴 하지만…! (ㅠㅠ)
-얼른 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대.
르르 말에 어딘가 몽글몽글해지는 아이네. 이 애들이랑 있으면 부담감이라든가 걱정은 전부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집에서는 느껴본 적 없는 느낌인지라 이 사람들이, 이 사람들과 함께한 경험이 무엇보다 소중해질 것 같다. 바이올렛 가문은 유서깊은 순혈 가문과만 교류했기 때문에 이네도 그들과만 어울리길 강요받아왔는데 여기서 머글본이랑도 친하게 지냄. 이것도 일종의 일탈이라면 일탈이겠지.
그렇게 부담감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지내던 어느날 르르가 나지막히 말했으면 좋겠다.
-언니. 이젠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뭘?
-패트로누스 마법 말이야.
-…….
솔직히 잊고 있었다. 이 애들과 함께 지낸 시간은 정말 정신없이 즐거웠기에 그냥 반항의 수단이었을 뿐인 마법은 안중에도 없었음. 막상 하려니까 긴장되는 이네겠지. 르르랑 같이 필요의 방 들어가겠다.
행복한 기억. 애들이랑 함께한 기억 떠올리려는데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은 전부 일탈인데다, 언젠간 덜미가 잡힐 일이라 생각하니 집중이 안 되는 이네겠다. 이네가 땀 흘리며 지팡이 끝에서 은색 선만 힘겹게 내보내고 있으면. 르르가 다가와서 벌벌 떨리는 이네 어깨랑 팔 잡아주겠다.
-괜찮아. 괜찮아, 언니. 괜한 과거나 걱정은 치워버리고 이 순간에 집중해.
이네는 눈 꾹 감고 르르랑 애들이랑 함께한 기억만 가득 떠올리겠다. 안개처럼 피어오르기만 하던 마법이 흰 족제비 형태를 갖춰나가겠지.
-축하해, 언니!!
르르의 말이 들리고 나서야 눈 뜨는 이네겠다. 눈앞에서 고개 갸웃거리고 있는 족제비 보면서 말도 못할듯. 사실 패트로누스 마법을 연습하려 했던 건 집안에 반항하는 것도 있지만… 개인의 양심과 행복과 직결된 만큼 확인 받고 싶었던 것도 있음. 나는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일까? 에 대해서.
결국 성공해버렸으니까. 이네 옆에 르르 있는 것도 잊고 눈물 펑펑 쏟았으면 좋겠다. 애들이랑 어울리면서도 계속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패트로누스를 불러내는 데에 성공했으니 자기가 한 게 틀리지 않았단 것을 증명한 꼴이라서. 르르는 이네 진정할 때까지 등 토닥여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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