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꼬셔서 A+ 받는 법
주이네
개강해진 기념(ㅠㅠ)
의도치 않은 빌런 교수 아이네 x 후레학부생 주르르 보고 싶다.
*CP X 조합 O
*두서없음. 캐붕 주의
르르 1학년 2학년 열심히 놀러다니다 성적 말아먹고 홧김에 휴학 때리고 1년 있다가 복학함. 성적 말면서 놀 바에는 차라리 확실히 휴학 때리고 놀아야지~ 마인드였는데 휴학중에 정신 차려버림.
수강신청 하려고 발로란트 약속 잡아놓고 피시방가서 대기타는데 재수강하려 했더니만 1, 2학년 전필이라 자리도 없어서… 개같이 실패함. 빠르게 포기하고 빌넣 메일 씀.
근데 메일 답장이 안 오는 거야. 정정기간인데.
'하… 안 되면 안 된다고 하라고 개급하다고 지그음!!'
하는 수 없이 일선이라도 채우자 싶어서 타과 과목 겨우 꾸겨넣고 최악의 시간표로 다니게 됨. (우주공강에 3연강에 난리남)
이게 다 내 정정메일 안 받아준 교수 탓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괘씸한 거지.
1주차는 OT만 했을 뿐인데 혹시 모를 교수의 연락을 기다리다보니 진이 쫙쫙 빠져버림.
‘휴… 이딴 시간표로 어떻게 한 학기를 다니지?’
공부의욕 싹 사그라들어서 괜히 복학했나 싶기도 한 르르겠다.
“어! 뭐야. 르르 언니 아니에요?”
“어. 오오오랜만이다!”
휴학 전엔 이미지메이킹 한다고 항상 생글 웃상 르르로 다녔는데 이제 그런 거 없음. 후줄근한 바지에 후드티 입고 기분 나빠서 인상 팍 쓰고 다니는데 용케 후배가 알아봄. 르르 댕놀라서(일단 누구였는지 기억이 가물함) 어버버거리는데 후배가 충격적인 말 내뱉겠다.
“르르 언니. 아이네 교수님 어쩌구학개론 듣지 않아요?”
“응? 나 그 과목 빌넣 했다가 실패했는데.”
“출석때 교수님이 언니 이름 부르던데요?”
“뭐어? 나 답장 메일도 안 왔는데?”
“아. 그분 기계치라 임시저장 눌러놓고 답장 보냈는 줄 알고 있을수도.”
“설마…….”
아이네 교수는 르르 휴학했을 때 온 교수라 한 번도 본 적이 없음. 하필 새로 부임한 교수가 빌런이었던 건에 분노하고 있었는데 기계치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근데 설마가 사람 잡았다.
혹시 몰라 학교 포털사이트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아.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2주차, 아이네 교수 수업은 이미 지났다. 결석이 찍혀버렸단 소리다.
‘X됐다.’
정정기간도 끝나서 어찌할 수도 없고, 결국 들어야 할 학점 늘어난 것도 빡치는데 한시가 급한 상황에 더이상 F 받을 수는 없어서 울면서 들어야 함.
아. 이건 따져야 해. 무조건 따진다. 너가 잘못해놓고 벌써 결석 한 번? 이건 아니지.
화르르는 참지 않아. 아이네 교수 연구실로 직행하니 마침 ‘재실’로 돼있다. 똑똑. 노크하니 안에서 “들어오세요.”하는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 미성이라 놀랐지만 눈썹 끼어들기 5번 당한 모닝 차주 모양으로 만들고 들어감. 아이네 교수의 낯짝을 보고 싶었는데 큰 모니터 뒤에 가려져 안 보였지.
“안녕하세요. 저 뫄뫄솨솨과 주르르라고 합니다.”
“아. 메일 보냈던 학생이죠?”
호오. 그걸 알고 있었어? 아이네 교수가 일어나서 이쪽으로 걸어오겠다. 그래. 그래 더 나와봐라. 누군지 내가 똑똑히 봐줄게.
“넣어드렸는데 이번주 수업 안 오셨더라고요?”
“…….”
XX 이쁜데?
멍하니 바라보니까 교수녜는 갸웃거림. 르르 학생? 물으니 핫! 정신차리고
“교수님 메일이 안 와서… 저는 수업 듣게 된지도 몰랐습니다.”
“이런. 메일이 안 왔나요?”
죄송해요. 제가 그런 거에 서툴러서……. 시무룩한 모습이 예뻐서 화도 안 남. 사람이 이러면 안되는데.
“그래서 그런데- 결석 지워주시면 안 될까요?”
=너 때문에 수업 못 들은 거니까 네가 수습해라.
라는 의미를 담아 말했지만 아이네는 해사하게 웃으면서 그건 형평성에 어긋나니까 안 된다고 하겠다.
그렇다. 아이네 교수는 앞뒤 꽉 막힌 원칙주의자였다.
하… 주르르는 속으로 한숨 푹 쉬고 알겠다 넣어주셔서 감사하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고 나오겠지. 그리고 하나의 결심을 함.
‘이렇게 된 이상 아이네 교수를 꼬신다.’
후줄근한 주르르는 이제 안녕.
다시 공주르르로 돌아왔지. 수업시간엔 매번 맨앞자리.
아이네 교수 목소리가 워낙 사근거리는 데다 수업 내용이 재밌는 것도 아니었기에 거의 자장가나 다름 없었는데 허벅지 꼬집어가면서 겨우겨우 참고 3시간 내내 또랑거리는 시선을 유지하는 주르르.
다들 꼬박꼬박 조는데 혼자만 수업 열심히 들으니 아이네도 르르 기특해서 그쪽만 보고 수업함. 그래서 더 못 자는 르르.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면 수업을 일찍 끝내준다는 것이었다. 저녁시간에 풀타임은 좋지 않았기에 르르는 흑흑 교수님은 천사야 하고 있음(이미 녜 얼굴때문에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함).
한편 교수녜.
르르가 너무 기특함. 3학년 돼서 1학년 수업 듣는데도 너무 열심히고ㅠㅠ 매번 앞자리에 앉아 눈 초롱초롱 빛내며 수업 듣고 매번 연구실 찾아와서 질문도 하고… 예뻐 죽겠어. 학생 상대로 이런 생각하면 안 되겠지만 얼굴도 너무 예쁘고.
맨날 음료수 들고 쪼르르 오는 거 받지 못하니 다 돌려보냈는데… 자긴 이미 결석까지 줬는데 어떻게 저리 친절할 수 있는지…… 신기함.
녜는 매우 젊은 나이에 교수된 거라 다른 교수들 사이에 잘 끼지도 못하고 막내니까 학과 자질구레한 일 다 떠맡아서(강의시간도 가장 나중으로 밀려버림…) 스트레스였는데 르르 덕분에 좀 나아서 사과도 할 겸 밥 사주겠다고 하겠다.
이네가 밥 먹자고 해서 그러자 했는데 뭔가 교수님 차를 타게 되고 고급스러운 파스타집 온 이 상황이 벙벙한 르르.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르게 긴장돼서 먹는데 이네가 뚝닥거리는 르르 보고 웃을 것 같음. 르르 더 긴장해서 왜왜왜왜왜요??? 함.
“주르르 학생. 1, 2학년 때 성적이… 참 안쓰럽던데, 복학하고 나서는 열심히 하고. 그간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건가요?”
“뭐… 더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겠다 싶어서요.”
“왜요?”
“그냥… 이럴 바에는 빨리 졸업해서 취직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이번 교수님 수업 A+이 절실했던 건데…….”
“아하.”
결석 때문에 아직도 꽁해있는 건가…
“출석 반영 비율은 낮은데다 한 번정도는 감점 사유도 아니니 시험 잘 보면 괜찮을 거예요.”
“그럴… 까요.”
“그리고, 성적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네?”
그게 무슨 소리야? 성적보다 행복이 중요해요? 이런 소리 하시려는 건가?
표정관리도 잊고 찌푸리는 르르한테 턱괴고 생긋 웃으며(르르가 이거 좋아한다는 거 알고 있음) 사근사근 말하는 아이네겠다.
“자대에서 학부연구생 하면 학부생 성적은 그닥 중요하지 않아요.”
~교수님은 무슨 그런 말을 홍조에이드 마실 때 하세요?~
“푸흛!!!”
“르르 학생! 괜찮아?!”
콜록거리다 겨우 진정하면 얼굴은 새빨개져서 눈물 맺힌 채로 교수녜 원망스레 째려보는 르르겠다.
“그게 뭐야. 교수님 애제자 하라고요?”
“그런 셈이죠. 취직하겠단 것도 딱히 마음 없어 보이는데. 아닌가요? 저랑 같이 있으면서 커리어 쌓고, 나중에 알아봐도 늦지 않잖아요. 제가 미국 유학했을 때 선배한테 들은 일화인데-”
어쩌고저쩌고. 점점 빠져드는 르르겠다. 사람들이 이래서 사기를 당하는 건가. 이 교수님 이렇게 말 재밌게 할 수 있으면서 수업때는 왜 그러시는 거지. 뭐 그럴만한 내용이 아니긴 해. 홀린듯이 듣다가 학석사 레츠고하기로 한 주르르.
에이쁠 받으려다가 인생 저당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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