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아이돌 고세구 홈마 주르르
※고증 틀렸을 시 죄송합니다.
※CP X 조합 O
※두서없음 주의…
주르르는 꽤 있는 집안 막내딸이라 오냐오냐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컸을 듯함. 부모님은 주르르의 일은 안 하고 싶다는 말에 그래그래 우리 딸 했지만 애가 성인 되고 대학도 다니다가 재미없다는 이유로 중퇴하고 맨날 집에 박혀서 뒹굴거리니까 조금 위기감을 느겼고. 일을 하라고는 안 할테니 무언가 취미 생활이라도 하는 거 어떻냐고 한 것이었다. 평소같으면 넹~ 하고 한 귀로 흘렸겠지만 객관안 팟칭해서 흠. 여기선 숙여야겠군 싶은 주르르는 자기 친구들이 하는 취미나 따라해보려 함. 하지만 뜨개질 같은 손재주 필요한 것들은 하기 싫었고 운동은 더 하기 싫었다. 친구 콘서트 간다는 말에 따라가기로 함.
거기서 만나게 된 고세구. 솔직히… 처음에 봤을 땐 그저 그랬음. 왜냐하면 그동안 주르르가 보면서 감흥있게 오~ 연예인~ 했던 사람들은 다 오네상 스타일이었거든……. 그에 비하면 세구는… 너무 카와이했다. 그래서 그냥 흠르르로 보고 있었는데(동시에 응원법 열심히 하고 환호성 우와아아악 지르는 사람들 보면서 와… 진짜 열정있는 사람들이다 순수히 감탄함), 고세구가 앵콜곡이라면서 팬서비스를 부른 것이죠. 이미 꽤 오래 노래 부르면서 춤 추고 무대 여기부터 저기까지 뛰어다니기를 몇 번 반복했는데 지치지도 않는지… 마지막 곡인데도 첫곡 부르는 것처럼 부르는데, 콘서트 내내 관조하는 것처럼 열심히 하네~ 했던 주르르… 여기서 치여버릴 것 같다. 근데 자각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가 “와. 고세구 진짜 쩔지 않냐? 어떻게 안 쉬고 그렇게 부를 수 있지?” 해도 “응 그러게~ 연예인 아무나 하는 거 아닌가봐~” 적당히만 반응함.
근데 집 와서 피곤하니까 씻고 바로 자려고 누웠는데… 마지막 곡 할 때 고세구가 계속 생각나는 거야. 2층 꽤 뒷자리에서 본 거라 고세구 실물은 면봉처럼 보이고 카메라에 크게 비춰지는 모습만 봤어가지고 당시엔 콘서트 내내 별 감흥 없었는데 말이야! 하필!! 마지막!! 앵콜 곡에!!! 걸려서는!!!!!
막간MC할 때 입담하는 것하며… 준비하면서 그냥 VCR 틀어놔도 되는데 팬들이랑 더 소통하고 싶다고 나와서 메이크업 수정하고 음향장비 조정하고 그러는 모습 보면서 한 일에 저렇게 열정적일 수 있구나 싶었던 르르겠지. 자긴 살면서 뭐 하나 부족했던 적도 없고, 그렇다보니 원하는 것도 열정적인 것도 그닥 없었어서 그런 세구의 모습이 더 크게 다가왔을 듯.
콘서트 떠올리자니 정신이 각성돼서 잠이 안 옴. 고세구가 뭐 하는 사람인지나 좀 알자 싶어 유튜브 들어가서 서치를 시작하겠지.
주르르는 그날 밤을 샜고,
친구보다 더한 팬이 되어버림.
식사시간에 가족 다같이 있을 때 자신있게 말하는 르르.
“아빠! 나 하고 싶은 거 생겼다!!”
“뭔데!!”
“아이돌 홈마!!!”
“어?”
홈, 뭐? 어리둥절 주버지. 일단 딸이 하고 싶은 거라니까 그래 뭐라도 하니 좋다하는데
“근데 홈? 그게 뭐하는 건데? 아이돌이냐?”
“아이돌 사진 찍는 거야! 나 카메라 사줘.”
홈마들 카메라 사양까지 어느새 알아온 르르가 줄줄 뱉으니 홈마고 뭐고 우리 딸램이 드디어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겼단 게 기쁜 주버지. 생각 안 하고 르르가 사달라는 거 다 사주기로 함.
주르르는 지금껏 돈으로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돈으로 다 해결할 생각임.
흠. 스케줄 이런 거 어떻게 아는 거지? → 돈으로 해결
콘서트 자리 어떡하냐 → 돈으로 해결
그 외 어쩌고저쩌고 → 돈으로 해결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아이돌 덕질은 특히 ‘돈으로 해결’되는 일밖에 없었음. 뭐야, 좋은데? 완전 나한테 딱 맞는 일이잖아?
콘서트 끝나고 하는 오프라인 이벤트 다 찾아간 주르르. 마스크 쓰고 모자 푹 눌러쓰고 갈 것 같음. 세구 홈마 꽤 많은데 세구가 얼굴이랑 이름도 다 외워서… 처음 보는 사람 보고 오옷? 호기심 발동할듯. 그냥 데이터 팔려고 온 걸수도 있겠지만 이사람은 왜인지 그냥 자기 팬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그쪽으로 잘 웃어줬을 것 같음.
한편 주르르.
사진 처음 찍는데다가 카메라 무거워서 파들파들파들…
세구가 이쪽 보고 활짝활짝 웃어주는데 촤르르르르륵 찍기는 하지만 걍 개같이 멸망함.
“아니 이거 비싼 카메라 맞아?”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지만 초보는 도구만 ㅈㄴ 탓함.
다른 홈마들 뭐 트위터 계정 파서 보정하고 사진 올리는 것 같길래 한 번 따라해봤더니 외국인이랑 알계들 멘션에 몰려들어서 왓더뻑 얼유크레이지 내려라 XXX아 이래서 그냥 계폭함.
애초에 세구 따라다닐 때 얼굴 꽁꽁 감싸맨 것도 딱히 최애에게 인식되고 싶지 않아서 였기에… 상관이 없었음. 근데 오히려 그게 고양이 같은 세구의 호기심을 자극함. 근데 활동 끝나고 다음 앨범 준비할 때라서 주르르의 맨얼굴을 볼 기회는 없었지…
그러다 둘이 진짜 어쩌다, 우연히 만났으면 좋겠다.
세구 콘서트에 데려가줬던 친구가 현생이슈로 거의 탈덕을 해버리는 바람에 친구가 가지고 있던 굿즈 다 르르가 받았는데 큰 상자 끙끙거리고 옮기다가 누군가랑 부딪쳐서 와르르 쏟아짐.
“헉. 죄송합니다!!”
“…….”
부딪친 그 사람은 말도 없이 르르 물건 주워주는데 흠칫할 것 같음. 주르르는 부딪친 사람한테 미안한데 말 없어서 화난줄 알았더니 물건 같이 주워주고 있어서 뭐, 뭐지 이 상황? 땀 삐질삐질 흘리고 있음. 개빨리 줍고 다 주운 줄 알고 벌떡 일어났는데 그 사람이 쪼그려 앉은 채로 뭔가 들고 빤히 보고 있는 거야. 주르르는 괜히 머쓱해져서
“고세구… 아세요?”
하는데 천천히 일어나서 상자에 들고 있던 굿즈 올려주고는 대답하는 상대방.
“네. 알아요.”
“어?”
주르르 뇌정지 옴.
뭔가, 많이 들어본 목소리인데?
뭔가 많이 본 체격인데?
어버버버버버 하는 사이에 주르르한테 가까이 다가온 고세구. 고세구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가까이 보니까 모자 아래로 삐져나온 은발하며, 검은 렌즈 뒤로 하늘색 눈이 보이는 거야.
“미친.”
근데…… 그 눈에서 물이 방울방울 솟아나고 있어. 르르는 당황해서 뭘 어째야할지 모르겠다가 일단 진정시켜야겠다 하던 찰나에 세구 말에 그냥 말문이 막혀버릴 듯.
“이제… 제 팬 그만할 거예요?”
“…네?”
세구가 눈짓으로 르르가 든 상자 가리키겠다.
아. 이거. 친구한테 굿즈 일괄 양도 받은 건데 오해할만 했네…….
일단 애가 우니까 진정시켜야겠다 싶어서 카페로 옮기는 르르……
그렇게 ‘최애 인상에 남지 않기’는 실패하게 된 것이었다(사실 처음부터 실패였지만 르르가 그걸 알 리가 없었음).
그렇게 카페에서 오해 푸니까 고세구 창피해져서 화낼 것 같음. 한편으로는 고마웠을 듯. 자기가 마지막에 올려둔 거 처음으로 나왔던 굿즈였음…
사실 콘서트도 하고 애프터파티도 하고 바로 다음 앨범 준비하는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뭐랄까. 팬들이 원하는 모습이 이게 맞는 걸까 싶어서 고민이 많았을 듯. 유입도 많이 되고 있긴 한데 최근에 좀 오래된 팬들이 빠져나가는 일이 잦았어서…….
그거 때문에 속상했던 찰나에 새로 생긴 홈마 르르가 바로 빠져나가는 줄 알았으니 숨겨야하는 것도 잊고 다가가서 냅다 탈덕할거예요?ㅠㅜㅜ 했던 것.
그러다보니 서로 연락처 교환도 하고 놀러가자는 약속까지 잡아버리게 될듯.
르르는 세구랑 이렇게… 알고 지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어느 정도냐면 고세구랑 이렇게 마주한 순간부터 이제 세구랑 거리둬야지 다짐하고 있었음) 세구가 눈을 너무 빤짝거리면서 말하는 바람에 그래그래 우리 세구 하고싶은거 다 하자 모드가 되었을 듯.
그러다가… 고세구 따라다니는 악성 파파라치한테 걸림.
고세구가 일부 홈마들 따로 만나서 관리한다는 악질적인 기사가 막 쏟아짐. 주르르 모습은 가려졌지만 다른 홈마들은 보자마자 그 맨날 얼굴 꽁꽁 가리는 홈마라고 다 알아채겠지; 홈마들 단체로 안가겠다 선언하고 난리남. 세구는 멘탈 터졌고 르르는 이게 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세구한테 카톡 보낼까 싶어서 [세구야 괜찮아…?] 까지 썼다가 아니 당연히 안괜찮겠지 싶어서 지우고. 이번엔 [세구야 너무 걱정하지 마] 썼다가 솔직히 나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놀리는 거 아닌가 싶어서 걍 폰 닫아버릴 듯. 응. 이건 안 보내는 게 맞다. 결론내린 르르와… 아무 말도 없는 르르한테 서운한 세구.
악성기사는 소속사 측에서 잘 처리했고 대부분의 홈마들도 복귀함(단체파업 주동했던 몇몇은 나갔고). 주르르는 세구한테 연락했지만… 이제 세구로부터 답장오는 일은 없었을 듯.
그래. 이게 맞지.
후련해진 르르는 차라리 잘됐다 싶음. 세구랑 자기가 가까이 지내서 좋을 게 없으니까…
이벤트도 세구 생각해서 몇 번 건너뛰었다가 다시 가기 시작했을 듯. 근데 고세구가 이쪽을 바라보지를 않어. 절대로.
조금 당황한 주르르. 이제는 경험이 쌓여서 사진도 잘 찍는단말이지. 예전에 욕 더럽게 먹고 계폭하긴 했다만 이번에 그냥 성장세 보려고 계정 새로 만들어서 태그도 없이 좀좀따리 올렸는데 입소문을 탔는지 팔로워가 엄청 느는 거야.
근데, 그때는 솔직히 고세구가 이쪽 엄청 봐주니까 지금 실력에서 찍으면 매순간이 레전드였을 텐데. 지금은… 그냥 봐주지를 않았음.
‘서운하다.’
어? 나 방금 서운하다고 느낀 거야? 고세구한테?
팬으로서 실격이잖아, 이거!!! 이쪽 안 봐준다고 서운하다니. 주르르 너 전에는 고세구가 그냥 내 존재를 몰랐으면 좋겠다고 했으면서!!
지나고서야 깨달은 것입니다. 그 시절이 소중했다는 것을…
대문자T인 자신이지만 왠지 눈물이 나려고 해서 이벤트 덜 끝났는데 그냥 나와버리는 주르르일듯. (이때 고세구 엄청 당황했지만 주르르는 못 봄)
세구 컴백해서 하는 팬싸인데, 분명 기뻐야하는데 사사로운 걸로 이러는 자기가 싫었겠지…….
근데 그날밤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온 거야.
[주니 괜찮아?]
주니… 는 홈마로서 주르르의 닉네임이었음. 다른 사람들이랑 전화번호 교환한 적이 없는데 이런 연락이 왔다? 주르르가 상대에 대해 생각하는 사이 카톡 하나가 더 올듯.
[나 고세구.]
[번호 바꿨는데 말하는 걸 까먹었네.]
[미안.]
르르는 괜찮다고 답장함. 그러자 세구한테 보톡 걸려올 듯. 받으니까… 대뜸 “사과해.” 하는 고세구.
“뭐?”
“주니 사과해.”
“아니 세구야… 뭘 사과하라는 건데?”
“나한테 연락 안 했던 거. 오늘 그냥 나가버린 것도.”
허……? 먼저 연락 씹은 게 누군데? 르르도 드물게 감정에 북받쳐있을 때라 세구한테 머라머라 하기 시작할 듯. 그렇게 서로 니가 이거이거 했잖아 그럼 니는 저거저거 했잖아 하면서 쌓인 거 다 터트리고 나니 후련해지는 둘이겠다.
앞으로는 따로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서로 반짝이는 아이돌과 그 순간을 절묘하게 담아내는 팬으로 남아있자고 하겠다.
르르 향해서 웃어주는 고세구와 그런 세구 향해서 카메라 셔터 누르는 주르르로 마무리 되는 그런 거 보고 싶다…….
댓글 2
빛나는 산양
안녕하세요 포스트타입에서 할랑작가님 작품 항상 재미있게 감상하고 있는 밀망입니다 작가님이 Allegretto작품을 오랜만에 감상하고 있던 중 후기글이 있어 이 앱을 깔고 순식간에 작가님의 여기있는 작품들까지 감상했네요 항상 즐겁게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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