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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4 - Swing swing(1/3)

Devil may cry - Nero/Kyrie

회유기록 by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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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걱, 끼걱하고.

 소년은 발을 굴렀다. 그 반동으로 작은 몸집을 태운 그네도 앞뒤로 흔들렸다. 다만 전후로 반복되는 움직임에 힘은 없었다. 없는 것은 힘뿐만이 아니다. 아이다운 쾌활함도, 웃음도 없었다. 하얀 후드로 가리고는 있었으나 지나칠 때마다 한 번씩은 돌아볼 법한 백발에 벽안, 예쁘장한 얼굴까지, 주목을 끌 만한 얼굴임에도 소년의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네에도, 다른 놀이기구에도 다른 아이들은 없었다. 두어 명 그 근처를 지나가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모두 소년에겐 신경도 쓰지 않고 지나쳐버렸다.

 익숙한 광경이었다. 고아원 아이들은 모두 봉사자들이 와있는 곳에 가있다. 그럴 때가 아니라도 소년은 늘 혼자였다. 그네에 아이들이 모여 있을 때엔 소년이 거기 껴있지 않았고, 소년이 그네를 차지했을 때엔 다들 오만상을 찌푸린 채 그네를 떠났다.

 아이들이라고 해봐야 어른들과 그리 다를 것도 없다. 경멸받는 더러운 아이와 어울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손가락질을 하고, 그를 밀치면서 아이들은 소년과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그네에서 쫓아내려 하는 무리와 몇 번인가 싸움박질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뜯어말리는 고아원 선생님들에게 제재를 받긴 했지만 그래봐야 그때뿐이었다. 허울 좋은 달래기. 변하는 것도 없다.

 아이다움이라곤 요만치도 보이지 않는 부루퉁한 얼굴로 발만 늘어뜨린 채 땅을 긁고 있었을 때였다. 저만치 앞에서 한 아이가 멈춰서있는 것이 보였다.

 “……?”

 소녀는 소년을 보고 있었다. 조그만 봉지 두어 개를 품에 소중하게 껴안고서 발을 멈추고 있었다. 또 그의 머리카락을 보고 이상하게 여기고 있는 거겠지. 소년은 흐트러진 후드 사이로 보이는 머리카락을 감출 생각도 없이 그네를 움직였다. 공기저항에 따라 후드가 헐렁거렸다.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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