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쿄
커미션
돌풍에 부스러진 흙무더기가 휘날리며 하늘을 뿌옇게 물들였다. 모래 언덕 위로 모습을 드러낸 폐 빌딩의 꼭대기를 점유한 독수리가 날개깃에 부리를 묻었다. 창문을 뚫고 그 속까지 들이친 모래의 위를 지네가 기어 다닌다. 과거의 흔적은 모두 금빛 폭풍의 입맞춤에 녹이 슬거나 숨이 죽어 묻힌 지 오래되었다. 높다란 모래 언덕과 끊임없이 부는 돌풍. 바람이 불 때마
화산귀환 청명, 장일소 드림 설해사 雪海使 설해사, 눈과 바다와 함께 보내도록 하니, 그 머리터럭과 홍채가 흰 것도 당연하다. 무른 듯 날카로운 눈매와 희어 눈길이 가는 족족 대상을 비추는 안구에도 불구하고 속을 알 수 없게 구는 성정이 고요한 눈인가 부서지는 파도인가 했다. 어딘가 위태로운 태가 보이는 사람, 그런 사람이다만 마냥 여리지는 않고 심지
매미가 울고, 바람은 멈춰있다. 제자리에 머물다 녹아내린 공기는 습도 100%에 열심히 기여하는 중이었으며 날아가는 저 새만이 여름에 낭만성을 부여했다. 화창한 하늘과는 별반 다르지 않은 얼굴로, 아오타노의 아이들은 ‘오늘도’ 열심히 걸어가는 중이었다. 행선지 불명. 경로 없음. 등에 진 악기… 이상 없음. 그것이면 됐다! シュートブルー ~僕らのバンドは
이안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얇은 머리카락이 결마다 부서지며 흩날렸다. 안광 없는 흑빛 눈동자가 냉엄한 하늘을 오시한다. 무거운 전투복이 빛을 흡수해, 유독 그의 얼굴 부근이 빛나 보였다. 이안 클라우스, 불리는 이름은 미타. 헤드라인 A-2팀의 리더란 한 문장으로, 적어도 타인이 아는 그를 정의할 수 있었다. 많은 것을 내보이는 편은 아니었다. 눈밭은
외곽의 바람은 거친 먼지와 금속, 굳은 기름과 흙 섞인 피의 맛이 난다고 한다. 미타-혹은 이안 클라우스, 이제는 그릇된 이름이라 하더라도-는 혀를 내밀었다. 늘 그렇듯 드러난 점막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날 선 냉기를 남길 뿐이었다. 본래 바람은 무취에 무맛이라고 하나, 사람들에게 흔히 통용되는 비유를 손수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잠깐, 인지하지도 못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