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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아올린 블루

여름철 아포칼립스 타입|오마카세 플롯 소설 [7천자]

hatsukoi 99.9% by 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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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울고, 바람은 멈춰있다. 제자리에 머물다 녹아내린 공기는 습도 100%에 열심히 기여하는 중이었으며 날아가는 저 새만이 여름에 낭만성을 부여했다. 화창한 하늘과는 별반 다르지 않은 얼굴로, 아오타노의 아이들은 ‘오늘도’ 열심히 걸어가는 중이었다. 행선지 불명. 경로 없음. 등에 진 악기… 이상 없음. 그것이면 됐다!


 

シュートブルー

~僕らのバンドは終わらない!~

 

세상이 반쯤 망한 지 곧 일 년이다. 죽은 줄 알았던 자들이 관짝을 뜯고 도심으로 몰려온 지가 벌써 일 년 전이라는 뜻이다. 다만 드라마는 드라마라고, 작가들이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 향신료처럼 얹은 설정이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들의 타액 속 세균은 분명 사람을 죽이고, 저들처럼 변이시켰지만, 앞뒤 분간 못 하고 허기를 채우는 것만을 위해 달려오는 모습은 소스라치게 놀랄 만했지만, 초기 대응이 미흡해 바다에서 산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타국이 지원을 오기도 전에 도쿄까지…….
 

“아라이! 뒤처지면 안 돼. 서로를 놓치면 큰일이라고.”

“네네, 리더~! 달려가!”
 

지금 생각해보니 어지간히도 큰일이었잖아? 하라이카와 아라이가 낡은 어깨끈을 다시금 고쳐매며 입맛을 다신다. 그럼에도 여느 영화처럼 좀비들이 강장제라도 들이킨 듯 육상선수에 빙의해 뛰어다닌다거나, 잡히면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 될 만큼 힘이 강한 것은 아니었다. 아직 살아남은 이들이 일본 인구의 60%는 될 것이라는 라디오 속 목소리가 이를 입증했다. 그렇게까지 위협이 되는 존재는 아니지만, 반향으로 인한 시스템의 붕괴, 좀비보다 위험한 인간, 패닉. 그런 요소들이 틈새를 비집고 경계를 부쉈다. 다들 우리처럼 아자아자 파이팅! 하는 마음으로 살면 얼마나 좋아! 안 그래? 좀비 사태 발생 2일 차, 겨우 콘서트장 대기실에 모이게 되자마자 투덜거리던 세나 하토오의 목소리가 아직도 선했다.
 

“그래서 리더, 오늘도 적당한 곳을 찾을 때까지 계속 걷는 거야? 날이 점점 더워지니까, 한낮에는 좀 힘들어서 그래.” 하카타 리에가 말한다.
 

이는 그들이 악착같이 지킨 악기들 때문이기도 했다. 슈야나 아라이, 즉 기타 멤버들은 사정이 나았고, 하토오의 경우 드럼을 들고 다닐 수는 없으니 드럼 스틱만 달랑달랑 손에 쥐고 있었지만, 하카타 리에는 멤버들이 만류했음에도 어디선가 캠핑용 벨트 같은 걸 들고 와 키보드를 거대한 무기처럼 어깨와 등에 짊어진 것이다.
 

“리리, 힘들면 내가 대신 들어 줄까? 드럼 스틱은 주머니에 꽂으면 그만인걸!” 하토오가 손을 번쩍 들었다. 든든한 리에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런 생각을 했을까, 눈이 반짝인다.
 

“으으응, 내가 들고 가겠다고 고집부린 거니까. 괜찮아. 그냥 가장 더운 시간대만 피하고 싶어서.”
 

축축해진 이마를 훔치며 카나즈키 슈야에게 눈짓을 보냈다. 가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슈야가 고개를 얕게 끄덕이자, 숨죽이고 있던 세나 하토오와 하라이카와 아라이가 동시에 이예이~! 손을 마주쳤다. 짝! 경쾌한, 피부가 맞닿아 부딪히는 소리. 무더운 여름이어서 그런 걸까, 소리가 청명하게 퍼진다.
 

“야…!”
 

슈야의 다급한 목소리. 단말마의 뜻을 읽어낸 아라이가 헉, 숨을 들이켠다. 기묘한 정적, 긴장한 근육이 어정쩡한 자세로 굳는다. 어느새 저마다 손에 잡히는 것이라면 뭐라도 들고 있는 모습. 수 초가 지나서도 사위에 보이는 인영이 없자, 그제야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잔존하는 좀비들이 하나둘 군대에 의해 정리되는 와중이라 하더라도 긴장을 푼 이들이 새롭게 좀비가 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잠깐, 톳짱. 너 지금 나뭇, 큭, 나뭇가지 들고 있는 거야?”
 

좀비를 향해 뻗으면 부서지기는커녕 유연하게 휘어버릴 만큼 얇은 나뭇가지가 세나 하토오의 손안에 처량히 잡혀 있었다. 주먹만 한 돌을 가볍게 원위치로 돌려놓은 슈야가 픽 웃으며 그만 놀리라며 대신 대꾸했지만, 그마저도 입술을 윗니로 깨물고 있었다. 하토오의 얼굴이 귀에서부터 물들듯 새빨갛게 변모한다. 어디서 이른 단풍이 들었냐며 아라이가 눈치 없게도 웃음을 주체 못하고 덧붙이자.
 

“아, 터졌다.”
 

하카타 리에가 흘리듯 내뱉은 문장이 끝나기 무섭게 나뭇가지를 뒤로 내던지고 아라이의 등을 팍팍 때리기 시작한다. 드럼 스틱을 잡고 있어서일까 손마디가 따갑게 등을 찔러 온다. 이를 악문 하토오의 표정에 리에는 늘 그렇듯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슈야는 이 천방지축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똑같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라이만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거진 눈물 흘릴 뿐이었다.
 

“악, 잠시만요 톳, 토오, 하토오 님! 하토오 님 진짜 아파! 잘못했어. 진심이야!”

“너, 내가, 분명, 어? 기회를 줬는데 말이야!”

“아니, 언제 줬… 아! 아냐 아무 말도 안 했어….”

“자자, 그만. 아라이도 나쁜 뜻으로 그런 건 아니잖아? 그리고 이제는 진짜 가야 해. 이러다 노숙한다고. 최소한 저녁을 서서 먹게 될 거야.”

카나즈키 슈야가 상황을 정리하자, 지켜보던 하카타 리에가 말을 받았다. 명실상부 아오타노의 이성들… 그 이성마저 여전히 아오타노였지만.

“그래, 오늘 저녁은 무려 스팸 계란 주먹밥인걸? 하지만 계속 시간이 지체된다면….”

리에의 목소리가 잦아든다. 덩달아 집중한 아오타노 사이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던 리에가, 생긋 웃는다.
 

“그냥 주먹밥이 될 거야. 간만 된 채로 말이지.”

“간은 해 주는 구나….”
 

슈야의 목소리에 리에가 최소한의 맛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어깨를 으쓱인다. 스팸 구이에 계란이라니. 얼마 전 도시 외곽의 마트에서 우연히 전기가 끊기지 않은 냉장고를 발견한 덕분이었다. 이곳, 다카마쓰에서는 사람보다 좀비가 많았지만, 좀비보다 멀쩡한 식량 공급처가 적었다. 악기 케이스 외로도 통조림이나 식기가 든 크로스백 혹은 배낭을 멘 아오타노는 계절과 짊어진 짐의 무게 특성상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식량을 털고 인근 대도시로 빠져나간 이들이 놓치거나 남겨둔 것들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것이다.
 

“아아, 처음에는 신나게 콘서트를 즐기고 우동이나 먹으려 했는데~ 우동이 주먹밥이 되다니. 완전 너무하잖아!”
 

어느새 회복한 아라이가 투덜거리다가 리에의 웃음이 닿기 전에 합, 입을 닫았다. 슈야의 뒤로 은근슬쩍 숨은 모습에 하토오가 복수라도 하듯 겁먹었대요, 조용히 노래를 불렀다. 얼추 사망자와 생존자, 변이자를 나누어 분류하고 체계를 잡아 관리하고 있다는 라디오 속 말과 이곳, 아오타노가 있는 다카마쓰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좀비 사태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 적었다고 한들 피해 복구와 좀비 소탕은 대도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었고, 기차도 배도 끊긴 곳에서 아오타노에게 군대와 정부가 이곳까지 손길을 뻗기까지 기다리거나 대도시로 도보 이동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후자. 벌써 일 년이 지난 것과는 별개로, 그들은 이제 정말로 조금 더 안전한 곳에서, 연주하고 싶었다! 반짝이는 것 같은 멜로디 위로 얹어지는 날 것의 리듬, 녹음된 소리와는 비교도 안 되게 선명한 소리. 둥둥 울리는 진동이 앰프 때문인지 우리의 심장이 공명하는 것인지 분간 안 되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그리웠던 것이다.
 

좀비가 나타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을 때야 상황을 파악하고 도망치고 살아남는 데에 집중하느라 바빠 아무도 이를 입에 담지 않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좀비는 하루에 다섯을 넘는 수를 보면 대흉을 뽑은 것과 마찬가지로 여겨졌고, 한 마리도 보지 못한 날이 그리 드물지도 않았다. 카운트는 아주 멀리서,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것까지 셌으니 정말로 위험에 처할 뻔한 날은 까마득한 과거였던 것이다.
 

속이 간질간질했다. 누구는 지금이라도 기타를 튜닝하고 싶었고, 누구는 이곳도 어딘가엔 악기점이 있을 테니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을 게 뻔한 앰프를 악기와 연결하고 싶었다. 누구는 손때 묻은 악기가 그리우면서도 함께 연주할 수만 있다면 새 악기를 끌어안고 길들이겠다며 다짐했으며, 누구는 기필코 지켜낸 악기를 마침내 다시 연주할 수 있는 날을 고대했다.
 

고스란히 흘러간 시간은 먼 하늘부터 차근차근 주황빛을 쌓았다. 여름이라 밤이 짧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갈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 아오타노는 몸에 달라붙는 청춘의 잔여물을 털어내며 걸음을 계속했다. 끈덕지게 앞을 보게 하는, 걷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어떤 목표를 차치하고도 우리에겐 오늘 저녁의 스팸 계란 주먹밥이 있었다.
 

오늘의 숙소는 다카마쓰의 최북단, 항구 근처에 있는 어느 우동집. 간단한 버너와 식기류가 남아있어 저녁을 해결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운 좋게도 후추와 깨도 획득! 이 정도면 풍족하다고 할 수 있었다.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우리, 생각보다 요리를 잘하는 것 같다.”

“에, 슈슈는 우리를 너무 좋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리에랑 슈야가 한 스팸이랑 계란은 그렇다 치고, 아라이가 한 밥은 꽝이란 말이지?!”
 

하토오가 냄비 속 군데군데 검댕이 묻은 밥 덩어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오타노의 시선이 모두 한데 모이자, 아라이가 움찔하더니 질세라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만 그런 거잖아! 어제는 완벽한 물 조절이었다고 극찬했으면서 그러기야?”

“아라이는 그때그때 운이 요리에 많은 영향을 미치니까. 내일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보자. 탄 부분만 걷어내면 어떻게 먹을 수는 있을 거야.”

“뭐, 주먹밥은 못 되겠다만….”

“슈-야-!”
 

결국은 스팸 계란 덮밥과 같은 형태가 되었지만, 맛은 주먹밥이나 덮밥이나 거기서 거기. 밥을 짓느라 썼던 냄비에서 아직 따끈한 온기가 올라오는 좁은 방에서, 넷은 옹기종기 모여 원을 그리고 앉았다. 꼬질꼬질해진 모습이지만 덮밥을 한 입 할 때마다 짓는 표정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열어둔 창문을 통해 아주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시코쿠 현에 진입하고서는 환청인지 현실인지 분간 못 할 정도로 밤이면 밤마다 들려왔던 소리다.
 

숟가락이 식기에 부딪히는 소리만 한참 나자, 리에가 먼저 그릇을 정리했다. 무더운 일본의 여름은 밤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가게 안에 옷가지나 천을 깔고 잘 곳을 만들었는데도, 넷 중 누구도 쉬이 머리를 대고 눕지 않았다.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않는 것, 아오타노의 아이들이 서로를 모를 리가 없었음에도 그랬다. 결국 입을 연 것은 아라이. 하라이카와 아라이다.
 

“내가 조금 더 안전해질 때까지는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있지, 얘들아.”
 

말소리 사이를 파도가 밀려나고 밀려오는 소리가 채운다. 본능적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아라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아주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역시 난, 아오타노 해야겠어!”

“…응?” 예상한 것과는 사뭇 달랐는지 요상하게 일그러지는 얼굴. 리에가 짧은 의문을 표하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잠깐, 하라이카와 아라이! 아오타노 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 그것보다 더 나은, 그리고 좀 더 멋있는 말을 생각할 수는 없었던 거야?! 아오타노 하자니!”

“아니,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했으니까. 다들 알잖아? 아오타노 하자, 라고 말할 거라곤 예상 못했지만.”

“아니야, 난 용납 못 해! 좀 더 멋있는 말로 했어야지, 우리 아오타노의 새 앨범 소개 가장 첫 문장으로 쓰일 법한 상황이었는데도?!”
 

어쩌면 가장 극적일 때에, 가장 김빠지는 하이라이트다. 그럼에도 모두의 얼굴에는 똑같은 미소가 걸려있다. 아라이의 말은 신호탄이었을 뿐이다. 우리, 한번 해 보자고. 그때와 똑같이, 아니, 그보다도 더 멋지게! 청춘의 시작점을 장식하게!
 

“우리 첫 콘서트 기억나? 그때도 분명, 이런 식으로 엉망이었지.”

“아아. 기억나. 잊을 리가 없는 순간이잖아.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콘서트를 진행했는지는 둘째치고, 분명 엄청나게 즐거웠으니까.”

“그럼! 우리 아오타노가 얼마나 멋있고 반짝이는 밴드인지 모두에게 보여 준 순간인걸.”
 

모두가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처음이라는 이름의, 서툴고 엉망이었지만 그렇기에 가장 반짝이는 연주를 할 수 있었던 날. 우리의 연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그날. 오랜 여름을 회상한다. 좀비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도, 열성 팬이라고 생각하면 괜찮지 않겠어? 목소리가 쌓이면 우리의 콘서트는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게 된다.
 

“시코쿠랑 고베를 잇는 다리가 있으니까, 그 중간 지점인 아와지시마에서 연주하는 건 어때? 가는 길에 마이크랑 앰프, 드럼… 전기 연결할 방법도 찾아야겠지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리더, 엄청 자세하네! 계획을 이렇게나 빨리 세우다니.”

“그야, 나도 너희랑 하루라도 빨리 연주하고 싶으니까. 아오타노를 아끼는 마음은 같잖아.”
 

찌잉, 감동한 아이들이 당황한 슈야를 향해 슬금슬금 다가간다. 단번에 포옹, 동그란 아오타노 뭉치 완성. 그렇게 아오타노, 신세대에서의 첫 번째 콘서트가 확정된다! 청춘 준비 완료, 여름 준비 완료, 반짝임 준비 완료, 영원 준비 완료. 완벽한 콘서트가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青春を謳歌, 青濫の子供たち!

 
 

“드럼?”

“완벽해!”

“키보드는?”

“당연하지.”

“베이스.”

“완전 최고야.”

“좋아, 기타도 확인 완료. 마이크는….”
 

“아아.”
 

드넓은 아와지시마의 언덕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텅 빈 공기를 흔든다. 좀비들이 세상을 한 번 뒤집은 이후, 지금까지 그 누구도 밟지 않은, 순수한 바람. 그 바람 위로 아오타노의 색을 물들인다.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안녕하세요, 아오타노의 리더이자 보컬 카나즈키 슈야입니다.”
 

앰프를 타고 진동하는 목소리는 분명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좀비들을 불러오겠지만, 버려진 타이어와 판자, 가벼운 철골과 의자 따위를 모아 만든 배리어는 아오타노에게 철벽보다 단단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좀비들도 우리 음악에 반해서 물 생각도 못 할걸?”

“…방금 말한 친구는 베이스의 하라이카와 아라이고요. 키보드는 하카타 리에, 드럼은 세나 하토오가 맡았습니다. 다시 여름입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잃어버린 적이 없는 여름을, 여러분에게 돌려드리려고 합니다.”
 

눈빛에 진중함이 돈다. 한순간 스쳐지나가는 바람, 풀잎과 물결까지 연주의 일부처럼 느껴지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늘 그래왔으니까, 이번에도 변함없이. 기타 피크를 든 손을 가볍게 털고, 베이스의 현을 꾹 눌러 잡는다. 첫 음을 놓치지 않도록 건반 위에 가벼이 손을 올린다.
 

드럼 스틱이 심벌을 쾌청하게 두드린다. 곡을 시작한다는 신호다.
 

“첫 번째 곡,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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