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팁_덷파/밤보눈] 멘션단어 모음
1. 끊긴 편지 _ 밤보눈 이과조
생자는 생자의 삶을, 망자는 망자의 삶을 살아감이 옳다. 각별은 평생을 그리 생각하고, 그리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잠뜰은 예외였다. 잠뜰은 언제나 생자와 망자의 세계, 그 가운데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런 잠뜰에게서 늘 받던 편지가 끊겼다. 아무런 신호도 낌새도 비치지 않은,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다. 이 끝없는 강에서 네 편지를 찾아 읽는 게 하루의 일과였는데. 심히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야 나를, 우리를 놓아주었구나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는 게 사람이고, 인간이다.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큰 사고가 나서 집 근처 해변으로 나오지도 못하는 건 아닐까. 한참을 심각하게 있던 각별에게 한소릴 하는 공룡도 내심 걱정되는 모양이다. 결국 각별은 강가에서 너덜너덜한 편지지 하나와 낡은 만년필 하나를 건져냈다.
생자는 생자의 삶을, 망자는 망자의 삶을 살아감이 옳다. 각별은 평생을 그리 생각하고, 그리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잠뜰은 예외였다. 그에게 있어 잠뜰은, 그렇게나 각별한 존재였다. 의사로서의 각별에게도, 야괴로서의 각별에게도.
글자가 빼곡한 편지지는 접히고 접혀, 한 줌의 날개가 되고, 밤하늘 속의 별이 된다.
수취인 없음. 반송 확정의 미련이 저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2. 별똥별 _ 데드 파더스
데드밸리의 밤하늘 있잖아요, 정말 예쁘지 않아요? 아, 깡시골의 유일한 장점이라니. 감성 깨게.
근데, 이렇게 보고 있자면 기분이 좀 묘해요. 오늘을 살아낸 이들을 위한 추모곡 같다고 해야 하나. 하루를 무사히 보냈지만, 더욱 힘들지도 모르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하는 것 같고.
아, 중학생이어도 산전수전 다 겪어봤거든요? 그것도 그쪽들이랑 현재 진행형이구먼!
물론, 아빠도 구해야죠. 보석도 파괴해야 하고. 그런데 가끔, 이렇게, 고요한 밤이 되면, 전부 포기하고 싶어져요. 최근엔 악몽도 잦고……. 아, 나 왜 이래. 원래 이런 성격 아닌데.
소원?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그런 걸 누가 믿어요. 아, 알겠어요. 알겠다고. 보이면 빌게요, 보이면. 그게 그렇게 흔하게 보이는 것도 아닌데. 뭘 소원을 빌어라고.
어라. 방금 봤어요?
둘은 뭐 빌었어요? 돈? 아, 데드밸리의 대부가 되는 거요? 와, 끈기 하나만은 인정해드림. 감성 돋는 행위에 그런 소원 빌기도 어려운데.
그래도 맥이 빠지니 긴장도 풀리고 기분 전환도 되네요. 아무튼, 나 먼저 잡니다. 뭐 이상한 일 있으면 깨워주시고. 잘 자요.
*
그런 말이 있다. 별똥별이 사라지기 전에 빈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그런 말이 있다. 별똥별을 보자마자 떠올린 소원이라면, 언제나 그것을 생각하고, 바라고 있기에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두 사람의 소원은 그런 것이었다. 허허벌판에 남겨진 어린아이를 바라보며 다짐했던 그것. 나와 같은 삶을 살게는 두지 않을 것이다. 추락의 아픔도, 무지의 비애도.
그렇기에 둘은 그렇게 빌었다.
하루를 무사히 보낸 만큼, 더욱 행복할지도 모르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기를.
저 밤하늘이, 오늘을 살아낸 아이를 위한 축복이 되기를.
저 작은 꼬마가 걸어가는 길 끝에는 반드시 해피엔딩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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