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왔다, 내려갈게요.” 고요한 밤거리에 마법사는 소리도 없이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는 손을 맞잡은 잠뜰이 다치지 않게 내려오도록 조심히 받아주었다. 덕분에 무사히 내려온 잠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하지 않은 건축양식이 다른 나라로 건너온 것 같았다. 사람이 없는 조용한 밤거리는 가로등 불빛만 듬성듬성 켜져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끝없는 슬픔에 가라앉았던 그날로부터 시간은 무던히도 흘렀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잠뜰은 가문의 일을 처리하며 성인으로 자랐다. 그 시간 동안 집사장 라더와 경호원 덕개는 잠뜰의 곁을 충직하게 지켜주었다. 비록 가문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였고, 그들이 모시는 아가씨의 몸 역시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이대로 그들 세 명은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달이 하늘 높이 뜬 깊은 밤이었다. 그날의 달은 평소보다도 더 밝고 아름다워서, 밤하늘을 올려다본 사람들로 하여금 낭만적인 감정에 빠져들게 하였다. 별빛의 힘을 다루는 마법사의 이야기도 가볍게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날이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밤을 즐기지 못하고, 밤하늘보다도 어두운 단칸방에 홀로 있는 사람이 있었다. 잠뜰은 딱딱한 바닥에 아무렇게나
육지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에 바닷냄새가 실려 있다. 넘실대는 푸른 파도를 길잡이 삼아 작은 어선 여럿이 항구를 떠나고 있다. 만선을 기대하며 물살을 가르고 짠 바다향이 가득한 바람을 맞으며 나아간다. 하얀 갈매기 여러 마리가 날개를 펴고 부두 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다. 낚싯대와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들의 손이 바쁘다. 활기가 넘쳐나는 항구의 모습이다. 다만
미궁 완결 후, 이야기가 시작된 계기 미궁이 끝난 후 작중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뒷이야기를 상상해서 적어보는 것이 이번 합작의 주제였습니다. 본 글은 미궁 완결 시점 이후, 잠뜰이 탈출하고 연구시설이 박살 난 후 프로젝트 유출의 위기를 느낀 미스틱에서, 이전 AI core 정보 제공자들을 불러들여 계약서 내용을 모두 기억에서 도려냈을 거라는 추
-싱크홀 사건으로 무마...행방 모호.... -...정보누설 가능성은 적어.... 기억 조작은.... -...검증 필요...추가 확인 요망.... -그렇다면 D를- 안녕하세요, 덕개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Duckgae라고 써요. 아, 요즘 취업할 땐 영어이름이 꼭 있어야 한다더라고요. 현재 취업이 고민인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몇 달 전 조금 이상
"됐다! 다 죽였어!" "지긋지긋한 것들, 이제야 숨 좀 돌리겠네." 좀비들로부터 도망치던 잠뜰과 공룡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재정비를 하자며 길거리에 주저 앉았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이 곳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의 소소한 삶을 살던 작은 도시였다. 그러나 이제는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살아있는 것은 잠뜰과 공룡 뿐, 그 외에는 분명 죽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