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파랑
내가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이 집구석에서. 매일 아침, 새벽같이 눈을 떠 형의 수발을 먼저 들고 다음으로 내 방문을 노크하는 집사장? 분명 그는 우리 집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겠지. 노련하고 진중한 데다가 눈치도 재빠르고 입도 무거워, 집안 관리는 물론이요 형이나 동생 눈에 거슬린 적 한 번 없었다. 아버지 대부터 집사를
“안녕하세요, 라떼 교수님!” “그래, 안녕~” 실로 오랜만에 맞는 제대로 된 출근. 학생보다도 높은 지각 횟수를 자랑하는 라떼맛은 웬일로 오늘 일찍 눈이 떠진 참이었다. 매번 서두르느라 미처 깊이 신경 쓰지 못했던 따스한 라떼를 한 잔 들고, 가는 길목에 얻은 말동무(다른 말로는 수강생이라고도 한다)를 끼고. 참으로 여유로운 출근이었다. 호록, 짙고 부드
별도의 연주자 없이 스스로 소리를 내는 악기, 라고. 한데 모인 인파 사이로 겨우 보인 그 악기는 그저 평범하고 작은, 나무 상자로 보일 뿐이었다. 아주 조금 흥미가 동하였으나, 무수한 인파를 헤치고 나아갈 정도는 아니어서, 그대로 발길을 돌리려 하였는데. 한낱 작은 나무 상자에서 나온 소리라고 하기엔 너무도 애처로운 곡조가 옷깃을 잡아끈 것은, 눈도 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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