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레부
“안 돼, 이번에도 실패야.” 지구로부터 몇 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 우주선 안에서 괴로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남극정부 과학부장관이자, 타임스테이션의 계약자 잠뜰이다. 그녀는 현재 태양폭발로 멸망해버릴 인류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이고 과거의 다른 사람들의 몸으로 이동하여 시간을 바꾸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하여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다 왔다, 내려갈게요.” 고요한 밤거리에 마법사는 소리도 없이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는 손을 맞잡은 잠뜰이 다치지 않게 내려오도록 조심히 받아주었다. 덕분에 무사히 내려온 잠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하지 않은 건축양식이 다른 나라로 건너온 것 같았다. 사람이 없는 조용한 밤거리는 가로등 불빛만 듬성듬성 켜져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기다리는데도 안 와서, 데리러 왔어요.” 잠뜰의 회색 눈동자가 창밖 밤하늘의 별빛을 가득 담은 채로 커졌다. 부드럽게 미소 짓는 그 얼굴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의 옷에 별처럼 반짝이는 건 하나도 없었는데도 어째선지 밤하늘을 닮은 것 같다고 생각해 버렸다. 책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잘라내어 마법으로 칠해 빚은 상황 같았다. 이곳에서 재회할 거라
끝없는 슬픔에 가라앉았던 그날로부터 시간은 무던히도 흘렀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잠뜰은 가문의 일을 처리하며 성인으로 자랐다. 그 시간 동안 집사장 라더와 경호원 덕개는 잠뜰의 곁을 충직하게 지켜주었다. 비록 가문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였고, 그들이 모시는 아가씨의 몸 역시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이대로 그들 세 명은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마법은 기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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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옷을 의뢰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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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여, 부디 지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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