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레부
기회가 있었다면, 에투알에도 입헌 군주제가 시행되었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조금은 지루할 정도로 행복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사람들이 오가는 모퉁이에 햇빛이 잘 드는 작은 찻집이 있다. 이 찻집은 입구에 커튼을 친 작은 여러 개의 방이 있었는데, 한 남자가 그중 한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창가로 들어오는 햇빛이 남자의 푸른색 머리카락을 비추었다. 혼자 앉아 있는데도 차를 두 잔 주문하여 자신의 맞은편에 한 잔을 둔 것을 보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제법 고
회의가 끝나고, 다들 각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라더는 덕개의 호위를 받으며 이미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뒤였고, 각별은 최종 회의를 위해 서류를 정리해두겠다며 서재로 갔다. 레지스탕스의 대표 두 명과 혁명단원 잠뜰은 국왕이 마련해준 마차에 올라탔다. 준비할 것이 많았다. 앞으로 닥쳐올 변화의 파도에 상황이 바삐 돌아갈 것이리라. 공룡은 왕비의 방에서
"왕실을 대표하는 짐이 단두대에 올라가는 건 어떻소?" "…!!" 찻잔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왕자의 손에 들려있던 흰 도자기 찻잔이 대리석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고, 갈색 찻물이 바닥을 적셨다. 그런데도 아무도 그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거나 돌아보지 못했다. 그들의 시선은 오직 생글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는 국왕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잠뜰의 불안
푸른색의 고급진 무늬로 장식된 벽에 붉은 융단이 깔린 방, 이곳은 에투알의 왕비 엘레나가 지내던 방이다. 그녀가 세상을 뜬 지 벌써 20여 년이 지났지만, 그녀의 방의 모습은 그녀가 떠난 그 날로부터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시간을 멈추어 둔 것 같은 그 방의 한 벽면에는, 벽 전부를 덮을 만큼 커다란 그림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갈색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