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 1. 해가 지고 어스름해지는 무렵. 2. 사람의 생애나 나라의 운명 등이 한창인 고비를 지나 쇠퇴하여 종말에 이른 때. 깊은 밤이다. 잠뜰의 집에 머물던 봄의 신 수현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중간에 잠이 깨어 잠시 밤공기라도 쐬고자 나온 것이다. 하얗게 눈이 쌓인 마당에 서서 그는 겨울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내뱉은 숨이 찬 밤공기를 맞
인간에게 너무 정을 주지 마십시오. 사람은, 쉽게 죽으니까요. 날이 유난히 추운 날이었다. 봄은 계절신의 전당에 앉아 지나가는 계절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붙잡으려 하지도 않고, 소중히 추억하려 하지도 않은 채, 단지 흘러가게 두었을 뿐이다.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시선을 돌려보니 겨울이 급히 전당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품속엔 한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