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보는 눈]의 2차 창작물로, 공식과 무관합니다. *퇴고 X. 멍청한 놈. 나 하나 살리겠다고 자기가 그 바다에 뛰어들어? 새해에 사고 1주일 만에 버림받았던 일기장을 다시 꺼내 들었다. 평소였다면 보람을 느낄 만한 일이었겠나, 정작 난 누군가의 뒷담화를 꾹꾹 눌러 적고 있었다. 몇 줄을 달달 쓰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펜을 집어던지고는 책상 위에
검정으로 도시를 물들이는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고단한 하루를 보낸 생자들에게 안락한 잠을 선사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망자들에겐 밤이란 활동할 시간, 그들만을 위해 마련된 무대이다. 해광시의 소극장에 모여 사는 야괴들에게도 역시 그렇다.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건물 옥상에, 피리를 들고 있는 붉은 야괴가 서 있었다. 근심 어린 표정으로 그는 멍하게 허
여우 카페. 구미호 필립이 삼왕모의 명으로 인간계에 와서 차린 카페의 이름이었다. 이른 오전이었기에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잠뜰 씨는 조금 전에 나갔으니, 혼자 가게 준비나 할까. 오늘은 어떤 케이크를 먼저 구울지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 바깥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가게 문 도어벨의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의뢰물품을 사무실에
그림자에서 숨죽이며 사는 우리는 빛을 하염없이 동경하기만 하였고 빛에서 사는 너희는 우리의 어둠을 결코 알 수 없으리라 도시는 어두운 밤에만 머물지만 빛나는 건물들에 사는 너희는 너희의 빛으로 만들어진 그림자를, 절대 알 수 없으리라. "청장님, 야괴가 출현했습니다!" 평화로운 저녁, 공룡은 경찰서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한 경찰관이
저 거대한 바다는, 언제나 저곳에 있었다. 영원히 건널 수 없는 벽인 마냥, 이 곳에 갇혀 지내야 한다는 것이 너희의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 마냥. 해가 없기에 어두운 하늘 만큼이나 깊고 어두운 저 바다는, 그래서 끝이 보이지 않아 감히 건널 엄두도 들지 않게 하는 저 검은 물은, 우리를 이곳에 가두기에 무엇보다 적합한 울타리였다. 도시 이름을 해광(海恇,
1. 끊긴 편지 _ 밤보눈 이과조 생자는 생자의 삶을, 망자는 망자의 삶을 살아감이 옳다. 각별은 평생을 그리 생각하고, 그리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잠뜰은 예외였다. 잠뜰은 언제나 생자와 망자의 세계, 그 가운데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런 잠뜰에게서 늘 받던 편지가 끊겼다. 아무런 신호도 낌새도 비치지 않은,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다.